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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이희정 Nov 17. 2019

닿을 수 없었던
Jeju Island

슬픈 날의 추억들





     

닿을 수 없었던 없었던 Jeju Island

닿을 없었던 Jeju Island 

사람들 마다 제주를 기억하는 방식은  다를 것입니다. 좋은 추억으로 가득 차서 생각만 해도 미소 짓는 사람이 있을 테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기억과 추억으로 제주를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제주에 산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인기 없고 유배지라는 인식이 강한 시절부터 현재 제주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이제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제주도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림이라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제주 생활은 중단되지 않았고 뭍으로 가는 결정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림 그릴 소재가 많은 제주의 자연은 나를 언제나 꼭 붙들었습니다. 그림이 나를 붙들고 내가 그림을 붙들면서 제주에서 살았습니다.




늘 꿈꾸던 삶이 있었는데 제주의 바닷가 마을에 들어가 그림 그리며 갤러리를 운영하는 꿈이었습니다. 제주의 사라져 가는 풍경을 기록하고 기념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2017년 4월 8일 오프닝을 하고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제주의 전통 가옥을 얻어 그곳에서 그림과 소품을 전시하며 판매까지 했습니다.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그림 설명을 해주고 그림지도도 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한 시간은 얼마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마을에서 어려운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외지에서 들어와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는 저를 마을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고 여자 혼자 운영을 하고 있는 이유만으로 더욱더 공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주시로 가게 되었고 현재는 화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골은 카르텔이 심합니다. 제주에서 20년 넘게 살아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많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낭만적이지 않은 제주


제주를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제주는 척박하고 카르텔이 있고 외지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은 특히 바닷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이 얼마나 거칠고 휘몰아치는지 그 무서운 성깔을 압니다. 자연을 아름답게만 보고 낭만으로만 보는 것은 육지에서 여행 온 사람들뿐입니다. 짧은 여행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제주의 입도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마음일 수 있습니다.




2019년 9월 25일,  한라일보는 2017년 1600에 달하던 순 유입 인구는 800명대로 인구가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의 입도 인구는 2016년부터 2019년 지금까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제주는 그렇게 쉽고 낭만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닙니다. 

 

슬픔과 우울이 뒤섞인 감정으로 저는 2017년 2018년을 지내다 점차적으로 마음이 회복되면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제주도의 4.3 사건이 있었다면 저에게는 아마 그 일이 4.3 사건이라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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