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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이희정 Apr 27. 2019

1. 사라져 가는 제주 풍경
바람의 나무 '퐁낭'

1. 발 끝에서 만나다

                     2017. 바람의 나무 퐁낭. 53cm*53cm. 유화                                                 


저의 모든 작품은 제주 풍경 따라 걷다가 발 끝에서 만난 제주 사람과 '퐁낭'(팽나무의 제주 방언)그리고 제주 할망, 하르방, 해녀, 농부에게 바칩니다.



                                   바람의 나무 '퐁낭'


저는 2009년, 몸이 많이 아프게 되어 그림 작업도 일상생활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몇 달간 병상에 누워 천장만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한순간 날아가 버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살아 있어도 영혼이 죽어 있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건강이 회복될 무렵 저는 제주의 풍경을 따라 걷기 시작했고 그때'퐁낭'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12. 제주 동복리 팽나무. 겨울                                                          



제주도는 마을마다'퐁낭'(팽나무의 제주 방언)이 있습니다. '퐁낭'은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마을 어귀를 고독하게 지키는 수호신으로 상징됩니다. 한라산 원시림을 제외하면 제주도에서 흔한 나무는 소나무와 '퐁낭'입니다.


2016. ㅂ람의 나무 퐁낭. 종이 색연필.



제주도의 '퐁낭'(팽나무의 제주 방언)은 육지의 미끈하게 뻗은 세련된 나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제주의 '퐁낭'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쏠린 듯 허리 꺾인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도 갈피를 알 수없을 정도로 뻗어 있으며 비틀리고 휘어져 쓰러질 듯 서 있는 모습은 척박한 제주에서 살아가야만 했던 제주 사람만의 강한 기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휘어진 모습은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 동쪽으로는 조천읍, 구좌읍, 서쪽으로는 애월읍, 한경면이 심한 편입니다

                                                          

https://blog.naver.com/nabi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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