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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Apr 04. 2022

어제가 되어버린 어제를 내일도 살고 싶어라

산문 11



빈집, 빈골목길, 예전 내가 살고, 가족이 살던 그동네 

일부러 돌아서 가며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어제가 되어버린 곳들

집집마다 큰 나무 한 그루

평범했던 당연했던 어제는

이제는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거야

마당에는

낙엽이 가득 쌓였고

빈 가지에 새소리만 가득해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나무는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다시 지고

이내 베어질테지

1억이 올랐대

2억이 올랐대

빈 가지에 그러거나 말거나 새소리만 가득해


쭉쭉 위로 솟구쳐 

거리에 진한 그늘을 드리우는

새 아파트에

우리만의 뿌리깊은 나무는 키울 수 없으리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어제가 되어버린 어제를 내일도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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