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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작가의 글을 읽고

by 나비고

고상한 척하기 좋은 클래식을 나는 가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가 가끔 듣곤 한다.

아는 클래식은 학창 시절에 배웠던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교향곡이 전부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른다.

책을 읽었는데도 아무것도 모르겠다.

장르도 잘 모르겠고, 악기도 사실은 잘 모른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차분해지는 느낌도 있고 웅장한 기분도 든다.

찾아 듣지는 않지만 잠이 오지 않을 때 TV나 라디오를 켜면 국립 교향악단의 공연이나 클래식을 소개하는 프로가 나오면 잠깐이나마 보다가 듣다가 잠이 든다.

내 기억에는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을 관람한 적은 없어서 한 번은 꼭 관람하고 싶다.

영화나 콘서트는 경험이 있지만 클래식은 끌리지만, 관람을 못했다.

동네 예술회관에서 가끔 공연을 한다는 정보를 얻지만, 거기에서 그친다.

소장하고 있는 음반도 없다.

악기도 없다.

대중음악은 좋아한다.

모든 음악이 귀가 황홀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마력이 있기 때문에 국악이나 클래식도 그럴 거라 짐작한다.

요즘 콘서트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기자인 작가는 국내 음악 기자로는 유일하게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을 취재했다.

음악 기사를 취재하기 때문에 국내외의 음악가들과 친분도 있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으로 찾아가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이 책은 음악 취재현장의 기록이고 음악가들의 이야기이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서 음악을 듣고 난 후에 책을 읽으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이다.

그러나 귀찮아서 음악은 안 듣고 글만 읽었다.

그래도 나름 클래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여행 갈 때 이 책을 가지고 가야겠다.

다시 한번 음악을 듣고 책을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클래식을 아는 사람은 공연을 보다가 어디가 틀렸는지 알겠지만, 나같이 8분 음표, 16분 음표도 모르는 문외한은 맞는지 틀리는지 모른다.

손뼉을 쳐야 하는 시점도 모르고 남이 치면 따라 하면 그만이지만 조금은 알고서 들으면 나름의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아노의 벤츠 격인 ‘스피리오’를 처음 알게 되었다.

스타인웨이가 2015년 개발한 피아노로 전 세계에서 인기가 많은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그대로 재연한다.

피아노 앞에 앉아 직접 치는 것처럼 건반이 움직이며 그들 스타일로 연주를 들려준다.

스피커를 통하는 게 아니라 건반이 직접 움직여 유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복사해 피아니스트의 영혼을 소환한다.

한 번쯤 구경하고 싶은 기계이다.

혼자서 건반이 눌리는 모습을 보면 공포스럽기도 하겠다.

이 책에 나오는 예술가들은 전부 모른다.

이름만 들어본 사람도 손과 발로 꼽을 정도다.

베토벤, 모차르트, 손열음, 라흐마니노프,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쇼팽, 차이콥스키, 바흐, 안드레아 보첼리 등 그들이 얼마나 예술을 위해 살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경남 통영의 통영국제음악당은 연주자들에게는 음향에 만족하는 곳이다.

통영국제음악당 설계자는 소리를 기본적으로 빛으로 보고 설계했다고 한다.

소리가 퍼지기만 해서도 안되고 흡수와 반사를 적절하게 해야 해서 공연장 크기의 축소 모형에 여러 요소를 시뮬레이션하고 고려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공연장은 잔향시간과 음장감, 입체감이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야 한다.

공연장에서 외투를 벗어야 하는 이유가 음향이 외투에 흡수돼서 벗어놓아야 한다.

먹는 사탕도 종이 포장으로 된 것만 가능한 것도 부스럭거리는 잡음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언젠가 통영에 가면 꼭 한번 가봐야겠다.

공연장에 가서 앙코르를 외쳐보고 싶다.

청중이 무대에서 유일하게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앙코르이다.

감동하면 앙코르를 요구한다.

앙코르 무대가 본무대보다 좋을 수도 있다.

앙코르를 미리 준비하는 예술가도 있을 것이고 즉흥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즉흥적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후자가 더 멋있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음악가들이 악보를 보고하든 암보해서 연주하든 대단한 사람들 같다.

곡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연습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인내심이 대단한 사람들이다.

포기하지 않고 그 긴 곡을 외워서 연주한다는 것은 존경해야 마땅하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전율을 느끼나 보다.

곡을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곡을 누가 썼는지 알기 위해서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팝송을 좋아하고 매일 듣고 다니지만, 제목과 가수가 누구인지 모를 때가 태반이다.

한 곡을 계속해서 일주일 내내 듣고 다녀보기도 하고, 무작위로 듣다가 저장된 순서로 들어봐도 전부를 알 수가 없다.

작정하고 반복해서 들어도 그다음 곡을 들으면 까먹고 하는데 음악만 듣고 누가 만들었는지 안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과 노력의 결과이다.

하물며 연주자들이 수많은 공연 곡을 암보하고 친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하고 위대한 인간의 노력 산물이다.




책에서 베토벤은 청력을 잃고 가족과 평생 불화했다.

슈만은 정신병에 시달렸다.

리스트는 슈퍼스타급 인생을 살다가 말년에 종교에 귀의했다.

바그너는 사회적으로 연애가 금지된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곤 했다.

그들도 예술가이기 이전에 평범한 인간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후든 살아있든 존경과 인기를 얻는 것은 그들이 음악을 위해서 평생을 바쳤다는 것이다. 그나마 평범했던 음악가는 멘델스존이다.

책에서 뉴욕타임스에서 오랫동안 음악평론가로 일한 헤럴드 숀 버그는 멘델스존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재능만 놓고 보면 멘델스존에게 필적할 수 있는 인물은 모차르트 정도가 유일했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슈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멘델스존은 19세기의 모차르트였으며 가장 뛰어난 음악가였다.

서로 대비되는 시대를 연결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천재성으로 치면 모차르트에 멘델스존을 비교하는 것보다 반대로 하는 편이 이치에 맞는다니 멘델스존 음악을 좀 찾아서 들어봐야겠다.

소개된 음악가의 인생 이야기나 음악을 다 기억하면 남들한테 클래식 좀 안다고 인정받을 것 같다.

이 책을 계속해서 보고 암기하고 음악을 계속 듣고 하다 보면 클래식 초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통영 출신 음악가 윤이상이 있는 줄도 몰랐다.

윤이상은 동양의 기법을 유럽에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한국 궁중음악을 서양 오케스트라로 표현한 ‘예악’은 윤이상의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다.

찾아서 들어 봐야겠다.

유학길에 오를 때만 해도 그는 서양 음악의 선진적 기법을 한국에 이식하겠다는 사명감이 있었지만, 동양의 기법을 서양에 이식하고 서양에서 도무지 측량할 수 없는 동양의 철학을 소개하며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타국에서 음악의 천재성을 갖춘 괴짜들과 동문수학하려니 도저히 따라갈 수 없고 신기한 것으로 앞장서는 선수도 되기 싫다고 편지에 썼을 정도로 좌절과 못 하겠다는 생각이 예술로 승화되었다.

라흐마니노프 2번과 3번 협주곡도 꼭 들어봐야겠다.

들어보면 대중적 고전음악인 팝 클래식의 대표작이 바로 이 곡이구나 할 것이다.

2번 협주곡은 첫 여덟 마디 동안 피아노가 묵직한 화음만 내뿜고, 일렁이는 오케스트라가 침범한다고 한다. 차이콥스키보다 더 유연하고 프로코피예프보다는 전통적인 러시아의 슈퍼스타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찾아서 다 들어보면 좋겠다.




오늘부터 당장 클래식 채널을 즐겨찾기 하고 라디오도 맞춰놔야겠다.

많이 듣다 보면 귀가 트일 것이다.

작곡가도 공부해서 클래식의 고귀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클래식의 대가를 많이 만나본 작가는 그들의 집도 방문 취재하고 클래식에 관하여 진심인 것 같다.

음악 기자로서 다양한 연주자와 작곡가들을 만나고 공연 현장의 모든 것을 기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현장감과 사실성이 녹아져 있다.

작가 역시 피아노를 전공해서 그런지 클래식 분야에서 알아야 할 역사나 인생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다.

책이 음악에 관하여 기술했지만 지루하지가 않다.

클래식을 비 전공한 사람이나 나 같은 문외한도 클래식에 관심이 가도록 안내하여 준다.

취재가 목적이지만 좋아하는 음악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남들이 경험 못 하는 일을 작가는 기자여서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평양도 가고 파바로티의 장례식도 가고 안드레아 보첼리의 집도 가고 부러울 따름이다.

애정이 그만큼 남다르기 때문에 더 좋았을 것이다.

작가도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음악가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클래식에 대하여 궁금했던 부분을 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보인다.

음악적인 견해가 풍부하므로 독자가 클래식을 공부하고 싶게 만들어 준다.

클래식 공연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연주자들은 연주할 때 공복에 하는지 궁금하다.

공연 시간이 긴데 생리적인 현상을 참을 수 없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심판들도 경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물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악기는 각자가 몇 개의 악기를 갖고 다니는 지도 궁금하다.

공연장의 가장 좋은 자리는 2층이 좋은지 아래층 맨 앞이 좋은지 궁금하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소리를 정말로 경험하고 싶다.

음악을 잘 몰라도 악기들의 소리는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왜 오십 평생을 살면서 클래식 공연을 경험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된다.

올해는 꼭 공연을 봐야겠다.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궁금한 게 피아노 옆에 연주자 외에 그냥 서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궁금하다.

내 생각은 악보를 넘겨주는 사람일 거로 생각한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예전에 악기를 잘 다루는 친구들을 보면 멋있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친구들을 보면 호감이 갔다.

그리고 얼굴도 예뻤다.

아무튼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멋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왠지 이슬만 먹고살 것 같은 생각도 했었다.

클래식에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다.

그것을 노리고 이 책을 작가는 썼을 거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바이올린이 마음에 든다.

소리를 켜는 동작도 멋있고, 악기도 예쁘게 생겼다.

관악기보다는 현악기가 마음에 든다.

이유는 현악기가 조금 더 따뜻해 보인다.

내 기억에는 어릴 적 학창 시절에 밴드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운동하는 것도 아닌데 부원들이 키가 다 컸다.

지도하는 음악 선생님도 미남미녀였다.

서양음악인 클래식도 좋지만, 국악도 나는 관심이 많다.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한 국악이 요즘은 대세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정감이 간다.

클래식도 들으면 차분해진다.

음악은 다 좋다.



음악이 이 세상에 없으면 너무나 삭막할 것이다.

음악이 있어서 행복하다.

매일 아침 음악을 들으며 출근하면 가기 싫어도 걸음이 경쾌해진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다.

직업으로 하는 음악은 경험해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고통과 환희의 연속일 것으로 추측한다.

총 몇 가지의 악기가 교향악단을 이루는지 모르지만 저마다의 역할이 있고 충실하게 연주하지 않으면 곡의 완성도는 떨어질 것이다.

공연을 앞두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해야 공연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이 책은 어느 정도 클래식을 아는 사람이 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군더더기 없는 클래식에 대한 기록이며 안내서이다.

이 책의 다음 편도 나왔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클래식 독자를 위한 친절한 설명이 가미가 된 책을 기대해 본다.

영화에서 보면 망원경으로 공연을 보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것을 따라서 해 보고 싶다.

연주자들의 무아지경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렇다.

클래식 LP라도 일단 좀 들어보고 그다음에 웅장한 콘서트홀에서도 들어보면 답이 나올 것 같다.

클래식의 매력은 몰라서 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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