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으로 고구마를 구웠다. 친구 부모님이 홍성에서 농사지은 고구마를 우리에게 하사하셨다.
여닐곱개를 구워서 먹는데 내가 하나 먹을 동안 남편은 세 개를 먹어치웠다. 남편은 고구마를 엄청 좋아한다. 그런가 보다 하는데 갑자기 고구마 한 개를 뚝 잘라서 나를 줬다.
뭐여.
너 먹으라고.
갑자기?
어
그럴 리가,,, 뭐여. 나 왜 반 잘라줬어?
....
며칠 전 아들이 투썸에 새로 나왔다며 조각 케이크를 가져왔다. 다음날 저녁에 디저트로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졌는데 케이크가 없는 거다. 남편에게 어디에 두었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다 먹었단다. 다-. 물론 조각케이크이어서 작았지만 나였으면 남편몫은 꼭 챙겨두는데 말이다. 남편은 한 입만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다고 했다. 예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고구마를 반 잘라 주시다니요.
나 왜 반 잘라준겨?
맛이, 없어.
뭐?
애긴가? 애들 키울 때 음식을 주면 맛있게 먹다가도 내입에 뭘 하나 쏙 넣어 줄 때가 있다. 맛이 없어서다. 맛있는 것은 나누지 않는다. 꼭 맛없는 것을 내 입에 넣었다. 그 시절이 끝난 줄 알았는데 우리 큰 아드님 왜 이러세요. 에휴-하고 한숨을 쉬고 고구마를 까보니 다른 것은 다 노릇노릇한데 얘만 색이 하얗다. 덜 달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