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상희 Oct 13. 2023

군고구마

애를 키웁니다.

아침으로 고구마를 구웠다. 친구 부모님이 홍성에서 농사지은 고구마를 우리에게 하사하셨다.


여닐곱개를 구워서 먹는데 내가 하나 먹을 동안 남편은 세 개를 먹어치웠다. 남편은 고구마를 엄청 좋아한다. 그런가 보다 하는데 갑자기 고구마 한 개를 뚝 잘라서 나를 줬다.


뭐여.

너 먹으라고.

갑자기?

그럴 리가,,, 뭐여. 나 왜 반 잘라줬어?

....


며칠 전 아들이 투썸에 새로 나왔다며 조각 케이크를 가져왔다.  다음날 저녁에 디저트로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졌는데 케이크가 없는 거다. 남편에게 어디에 두었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다 먹었단다. 다-. 물론 조각케이크이어서 작았지만 나였으면 남편몫은 꼭 챙겨두는데 말이다. 남편은 한 입만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다고 했다. 예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고구마를 반 잘라 주시다니요.


나 왜 반 잘라준겨?

맛이, 없어.

뭐?


애긴가? 애들 키울 때 음식을 주면 맛있게 먹다가도 내입에 뭘 하나 쏙 넣어 줄 때가 있다. 맛이 없어서다. 맛있는 것은 나누지 않는다. 꼭 맛없는 것을 내 입에 넣었다. 그 시절이 끝난 줄 알았는데 우리 큰 아드님 왜 이러세요. 에휴-하고 한숨을 쉬고 고구마를 까보니 다른 것은 다 노릇노릇한데 얘만 색이 하얗다. 덜 달다. 에휴-

작가의 이전글 목검을 등에 지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