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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상희 Oct 14. 2023

가을, 아침

겨울 준비

한 달 전에 가을무의 씨를 뿌렸다. 간격에 맞춰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에 딱 세알씩 씨앗을 심었다. 발아율이 좋아서 씨들이 모두 싹을 틔웠다.


오늘 아침에 가을무를 솎았다. 무청을 솎아김치를 담으려고 얼른 솎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고 키웠다. 녀석들은 씩씩하게 잘도 자라서 '가을무'라는 이름에 걸맞게  푸른 이파리에 힘이 바짝 들어 뻣뻣했다. 야리야리한 열무 하고는 달랐다. 


녀석들을 뽑아 무청김치를 담았다. 뻣뻣한 거 같더니 아직 덜 자라서인지 나름 부드럽다. 아삭아삭 하면서도 고소한 뒷맛이 느껴지는 것이 무청김치 이름값을 했다.


나는 무를 솎고 남편은 마당에서 고추부각을 튀겼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니, 겨울 준비를 하느라 맘이 분주하다. 김장을 쓸 고춧가루는 이미 사놨고, 무는 밭에서 잘 크고 있고, 배추만 사면 올 겨울 먹거리 준비 1차전는 끝이다. 


밭일 후에 커피한잔이 참 맛있는 가을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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