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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상희 Nov 10. 2023

칭찬합시다.

칭찬 많이 하시나요?

칭찬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칭찬을 받은 사람도, 하는 사람도 행복하게 해 준다. 그럼에도 나는 칭찬에 몹시 야박한 편이다. 나의 야박이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혈액형으로, 체질로, MBTI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 천성은 변하지 않아도 사회화는 된다고 한다. 나는 꼬맹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칭찬에 야박한 사람은 칭찬을 많이 받지 않아서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 칭찬받았더라... 어린 시절, 수업시간에 칭찬 한마디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어왔다. 나는, 학생 때 칭찬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초등학생 때는 소심하다고 혼이 나기 일쑤였다. 내가 받아쓰기나 시험점수를 100점을 맞는 것은 당연했고, 하나라도 틀리면 혼이 났다. 중학생 때 소년조선일보를 보던 내가 갑자기 글을 써서 투고를 했는데 신문에 실리게 되었다. 그것을 알고 국어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내 글이 실린 신문을 들고 물었다. 


맨 마지막줄에 <태양이 더 깊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라는 글은 누가 알려줬니?


기분이 몹시 나빴다. 제가 썼는데요-라는 말을 믿는 것 같지 않았다.


원래도 말을 잘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되도록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라테는 칭찬이 야박한 시대였다. 아기를 낳고 너무 예뻐서 우리 아기 예쁘다고 했다가 동네 할머니들한테 혼났다. 예쁘다고 하면 귀신이 시샘을 한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칭찬을 하면 버릇없어진다고 칭찬도 마음대로 못하게 했다. 



수업을 하다가 제시문 안에 칭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해 줄 말이 없었다. 평소에 내 경험을 많이 이야기해 주는데 칭찬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거다. 그렇게 수업을 끝내고 한참을 머릿속을 굴리다 초등학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이 생각이 났다. 칭찬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콕 찍어 나보고 도시락을 싸 오라고 했고, 나만 특별히 그림을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한글을 읽지 못해 나머지공부를 하는 아이들을 나에게 가르치게 했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그것이 나에게 특급 칭찬이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를 예뻐했었던 우리 선생님.


그래서 내가 선생님이 되고 싶었나 보다. 공교육 교사는 아니어도 사교육 교사는 되었으니 작은 소망하나는 이룬 셈이다. 선생님의 칭찬 덕분이다.


나는 꼬맹이들을 가르치면서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저 예쁘다. 어쩜 눈이 저렇게 초롱초롱할까. 책을 어쩜 저렇게 또박또박 읽을까. 많이 썼는데도 글씨도 참 잘쓰고, 헝클어진 머리도 귀엽다. 나는 칭찬하는 사회인이 된 걸까? 사랑이 넘실대는 선생님이 되어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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