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새우버거를 먹는데 창밖으로 가을비가 쏟아진다.
비를 피하는 건지 손을 잡고 뛰어 들어온 한 커플이 시선을 끈다.
커플은 주문을 하고 자리에 와서 앉아서 서로 손을 꼭 잡고 눈을 바라보고 있다. 수줍은 듯 미소 지으며 남자의 눈을 바라보는 여자의 뒤태에서 내숭이 보이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가. 남자는 여자가 마냥 귀여운 듯 손을 쪼물딱대며 어쩔 줄 몰라한다. 이제 스물 중반이나 되었을까.
꺄르륵-여자가 웃었다. 하하핫 남자도 웃었다. 꺄르륵이라니! 글자로만 보아온 꺄르륵을 반복하며 여자가 웃었다. 서로 예쁜 척, 멋진 척하며 바라보며 웃는데 이건-
너무 예쁘잖아!
햄버거를 크게 베어 먹다가 나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어서 웃는 내가 눈에 안 들어왔나 보다. 다행이다. 나는 머쓱해서 새우살에 집중했다. 그들의 사랑놀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까.
좋을 때다-라고 누가 나에게 말하면 비아냥인 줄 알았다. 예뻐서-부러워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오늘 알게 되었다. 세월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한 뼘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