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은 뭐랄까… 참으로 모순적인 존재다. 나는 고요한 고독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누군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한다. 마치 달빛 아래 피어난 밤꽃처럼, 홀로 있음의 고요함과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갈망이 공존한다. 때로는 이런 양가적인 감정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존재의 역설 같은 내 자신 때문에 삶이 벅찰 때가 종종 있다.
“세상 사람들은 네게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 이 말은 마치 쓴 약과도 같아서, 삼킬 때는 괴롭지만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처방이 되곤 한다. 하지만 그 말조차도, 누군가에게 특별해지고 싶은 내면의 작은 동경을 완전히 지워내지는 못한다.
어느날, 우리 아이의 눈빛에서 나는 나란 사람을 치유할 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 얼굴을 더듬으며 ‘아빠’라고 부르는 목소리, 장난스레 건네는 내 말 한마디에도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리는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이. 아이는 내가 ‘아빠’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을 보내준다. 내 작은 표정 하나에도 온전히 반응하고, 짖궂은 장난에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아이를 보며, 나는 큰 위안을 얻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그저 이대로의 내가 누군가에게는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는 그저 존재만으로 내게 말한다. 아빠는 아빠여서 좋아. 내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내가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아이가 나를 치유하고 성숙하게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흔들리는 자존감을 붙잡아주는 작은 치유자로.
이제 나는 안다. 내가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헤매던 그 갈망이, 아이의 환한 미소 속에서 이미 응답받았다는 것을. 아이와 내가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어주는 이 순간들이, 어쩌면 인생이 나에게 허락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잠들기 전 내 품에 안기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조금씩 치유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