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적 신호함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by 나빈작가

책을 읽다 눈이 감긴다. 이때는 항상 심상이 그려지고 생생한 소리가 들린다. 마치 뇌 속에서 상영을 하는 듯하다. 신호에 맞는 값을 도출한 결과이다.

인식에서 전기적 신호는 불가피하다. 뇌는 함수와 같아서 x를 넣으면 y와 같은 값을 필연적으로 도출해 낸다. 이는 인간의 절대적 자율성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가설이다.

그럼에도 난 분명히 자유의지가 있다고 느끼지만, 내 몸이 수많은 개체인 미생물들의 군집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묘한 소름이 돋는다. 내가 미생물이 아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만약 내가 원핵생물의 삶을 산다면 어떨까, 난 박테리오파지였으면 싶다. 끊임없이 길을 걸으며 본능을 따라 사는 것 또한 나쁘진 않은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유와 욕구를 함께 지닌 존재라 고정된 메커니즘 속 삶과 온전한 자유를 누리는 삶 둘 다 만족을 못 한다. 인간은 이분법적인 것을 지향하나 세상은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입장에 반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과 같다.

과학의 정제된 사실을 납득할 때마다 자유를 잃음과 얻음을 느낀다. 다시 말해 우리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지각한다. 함수를 통해 자유를 찾으며 자유를 잃어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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