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07

내 맘대로 자연농법- 풀도 같이 키워요

by 연분홍

텃밭이 더 생겼다. 지난 주말 하루는 밭에 풀 뽑고, 하루는 모종 사 와서 심느라 쉬지 못하고 밭일을 했다. 어제는 밭을 함께 하는 친구와 모종 사러 화훼시장에도 가고 친구 모종 심는 동안 텃밭 1,2,3호에 물을 줬다. 이제 밭이 많아져서 물 주는 것도 꽤 큰일이 되었다.

나보다 친구가 더 열심히 한다.

나는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라서 모종만 심어 두고 눈에 띄는 풀을 가끔 뽑아주고 고추 대도 제일 작은 걸로 사다가 꽂아만 뒀는데, 친구는 밭이 제법 모양이 난다.


새로 생긴 밭은 이전의 텃밭 1,2호 와는 달리 제대로 자리 잡은 번듯한 땅이다. 오며 가며 친구와 “우리도 저렇게 볕이 잘 드는 반듯한 땅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되었다. 친구는 주말농장을 해보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무척 좋아한다.

새 밭에 고추와 가지를 심고 친구는 화훼시장에서 사 온 튼튼한 고춧대까지 잘 박아 두었다.

나는 두꺼운 은색 대가 밭에 꽂혀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내 몫의 밭에는 아직 대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그냥 별로 이쁘지 않아서이다.

2호 밭에 있는 방울토마토 중 하나는 키가 높이 자랐다. 방울토마토도 제법 달렸다.

나는 그냥 내 맘대로 자연농법으로 그냥 키울 작정이다. 원래 오이며 고추며 가지 모두 대 없이 그냥 자연 그대로 자랄 수 있는 거 아닌가? 지지대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방울토마토

우리 밭 바로 옆에 있는 두 텃밭의 모습이 나와 내 친구랑 비슷하다. 한 집은 아주 단정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숙련되어 보인다. 검은 비닐을 밭에 씌워 두는 걸 멀칭이라고 한다는데 가운데 두 고랑은 멀칭이 되어 있고 다른 고랑은 오이 등 대가 잘 서 있고 맨 가장자리에는 상추 같은 쌈채소들이 나란히 심어져 있다. 갈 때마다 착착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한다.


다른 한 집은 나무 작대기 몇 개로 고추 대로 세워 놓았고, 멀칭을 전혀 하지 않은 밭에는 풀들이 작물들과 함께 잘 자라고 있다(?) 참취가 쑤욱 올라와 있는데 사실 풀밭인지 텃밭인지 구별하기 힘든 고랑도 있다. (정말 내 마음에 드는 이웃이다^^) 작물도 고랑을 별로 구분하지 않고 여기저기 심어져 있기도 하다^^ 마치 내 밭처럼 보고 있으면 흐뭇해진다. 작물을 많이 수확하는 것이 텃밭을 하는 첫 번 째 목표가 아니다. 식물들이 자라는 것도 보고, 풀이 자라는 것도 보고 꽃이 피는 것도 보고, 텃밭 너머 산 풍경도 보고... 뭐 그게 제일 큰 이유다.

(지금 1호 밭 바로 옆에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는 약모밀이 있다. 하얀색 약모밀꽃이 요즘 한창이다. 약모밀이 어성초라는데 덩굴로 자라는 게 무섭다.... 그냥 같이 살자)


내 1호 밭에는 현재 꽃상추와 청상추, 적겨자가 아주 잘 자라고 있다. 방아는 물론 말할 것도 없이 튼튼하게 자라고 있고, 씨앗을 심어두었던 바질이 제법 자라서 새로 생긴 3호 밭에 옮겨 심었다.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방울토마토도 새 밭에 옮겼다.

깔끔한 친구와 함께 밭을 하다 보니 작물들 자라는 것도 나름 비교가 되다 보니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긴 하다. 괜찮다. 나는 자연농법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