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8-
끝없이 달려야 하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멍하니 생각이나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어찌나 달려야 하는 삶인지 잠시 멈춰서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다.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만 같고 또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멍하니 있지를 못한다. 그런데 이젠 또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불안해진 마음에 일단 뭐든 잡히는 대로 해야 할 일을 찾는다. 멍하니 있고 싶었지만 결국 또 이렇게 실패한다. 어쩌면 멍하니 있는 것이란 무언가를 해내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장날 시장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는 저 고양이는 그 기다림 동안 잠시 멈춰서있다. 서성이며 불안해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멍하니 있는 저 고양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 사진을 찍은 동준이는 고양이가 멍하니 있던 그 순간을 잘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