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4-
어릴 적 사용하던 크레파스 중에서 늘 가장 먼저 닳아 없어지는 색깔은 하늘색이었다. 그 이유로 첫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색이었기 때문이었다. 두번째 이유는 푸르른 하늘과 동동 떠다니는 구름만 잘 색칠해주면 그럴듯한 예쁜 그림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늘색은 늘 다른 색깔 크레파스보다 키가 먼저 작아졌었다.
하늘색을 겹겹이 쌓아 올린 민서의 '하트 뿅뿅' 사진은 이번 서울 청계천 전시회에서 칭찬 가득한 감상평을 많이 받았다. 잊고 지냈었던 하늘색과의 재회가 하트 모양 구름처럼 설레는 감정으로 다가와 관람객들을 미소 짓게 했기 때문이었다.
미세먼지가 걷히면서 잿빛이었던 하늘이 다시 제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 아래서 자라야 할 우리 아이들의 크레파스도 나처럼 하늘색이 가장 빨리 닳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