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어떻게 담을까?

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27-

by 윤성민

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26-

이번 사진 공모전의 주제는 '빛'이었습니다. 단빛 친구들이 빛에 대한 저마다의 의미를 찾아서 사진을 출품하였습니다. 빛은 사진 촬영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입니다. 사진(photograph)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의 'photos'(빛)와 'graphien'(그리다)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즉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빛이 없다면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이 말은 반대로 해석해보면 우리가 보는 모든 사진에는 이미 빛이 포함되어있다는 말입니다. 수채화에 물감이 발라져 있듯 사진에는 이미 빛이 발라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진 공모전의 주제가 '빛'입니다. 이미 우리는 '빛'을 재료 삼아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너무 평범한 주제 아닐까요? 그림 그리기 대회에 나갔는데 그리기 주제가 '물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 것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냥 그리고 싶은 것 마음대로 그리게 될까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우리 친구들은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물감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릴까 생각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주제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라고 해봅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기 위해 많은 장면을 생각해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 공기가 가득 찬 풍선이나 물속에서 올라오는 공기 방울, 미세먼지로 오염된 공기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공기 청정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 청정한 공기가 있을듯한 대자연의 모습 등. 보이지 않는 소재도 이렇게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모전의 주제 '빛'은 너무 잘 보여서 어렵습니다. 어떻게 찍든 사진 전체를 채우는 것은 빛인데 어떻게 '빛'이라는 주제를 사진의 주제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우선 '빛'하면 떠오로는 감각을 생각해봅시다. '따스함', '희망', '소원', 밝음', 화려함', '어둠의 반대' 등 다양한 감각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빛에 이러한 감각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을 생각해봅시다. 바로 이 단계가 '빛'을 주제로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구상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진은 현실세계를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떠올린 장면을 바로 연출하거나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장면을 만나기 위해 일상을 더욱 의미 있게 관찰하게 될 것이고 그 장면을 만난다면 망설이지 않고 셔터를 누르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단빛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겠습니다.

주제를 강조하는 방법으로는 반대를 통한 대비가 있습니다. 빛의 반대는 어둠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어두운 배경을 통해 빛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소정이 충희가 찍은 사진은 광원을 직접 찍어서 빛을 발생시키는 조명을 강조한 주제의 사진이 되었고 서연이가 찍은 사진은 사진 오른쪽 밖에서 발생한 빛이 남자아이의 얼굴에 비치며 스포트라이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인물 사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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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초등학생 소정/초등학생 충희/고등학생 서연/

아래 사진들의 광원은 모두 태양입니다. 자연광을 이용해 빛을 담은 사진입니다. 우리가 태양을 맨눈으로 보기 힘들듯 카메라도 태양을 직접 촬영하기 힘듭니다. 선생님도 태양을 직접 촬영하다가 카메라 센서가 타서 수리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맑은 날 태양을 찍으려면 바다에 가서 태양빛이 약한 일출 시각이나 일몰 시각에 촬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들은 다른 방법으로 태양빛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나뭇잎과 구름으로 태양빛을 약화시켜 효과적으로 태양을 촬영했습니다.

유경환.png
하세연.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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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초등학생 경환/초등학생 세연/초등학생 가현이 사진 작품


모두 주제 '빛'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긴 사진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사진을 최우수작으로 뽑을까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좋은 사진의 기준 중 하나는 오래 보게 되는 사진입니다. 여섯 장의 사진 중 눈길을 오래 머물게 만드는 사진은 아래 두장이었습니다.

서연이의 사진은 빛을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살짝 올려 든 모습과 빛이 비친 눈망울에서 빛이 전해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현이의 사진은 두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의 순서에 따라 사진을 감상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눈길이 태양빛으로 향하는 되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사진을 왼쪽 상단에서부터 오른쪽 하단으로 감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진은 손가락 방향 따라 사진을 감상하게 되면서 다른 사진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만들어냈습니다.

고등학생 서연이의 작품
한가현.png 초등학생 가현이의 작품

선생님이 뽑은 사진들이 최고의 사진이 아닙니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번에 다른 선생님이 공모전 작품을 뽑으셨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도 사진 주제를 제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이 목적을 가지고 사진을 찍게 된다면 구상하는 능력도 향상되고 관찰력도 많이 높아지게 됩니다. 앞으로 여러분들 앞에 제시될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도전을 기다리겠습니다.

단빛 화이팅!



위의 학생 사진들은 단양 청소년 사진 동아리 '단빛' 학생들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랍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아래 '단빛'온라인 전시회 사이트에 방문하시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https://danbit.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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