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인데요?

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28-

by 윤성민

"동훈아! 이거 어디서 찍었니?"

학급 홈페이지 사진일기 게시판을 보다가 동훈이가 올린 사진을 보고 놀라서 물었다.

"집 앞인데요"

집 앞에서 그냥 찍은 평범한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유명 사진작가들이 찍은 소나무 사진만큼이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었다.

"동훈아 이런 사진 본 적 있니?"

난 동훈이가 어디서 본 사진을 따라서 찍은 것인가 싶어서 유명 작가의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아니요 처음 보는 데요?"

동훈이는 그냥 아침에 집 앞에서 찍은 것뿐이라며 멋쩍어하며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동훈이가 찍은 사진

동훈이네 집은 마을과 따로 떨어진 산 정상에 있다. 올라가는 길이 좁고 경사져서 자동차로는 올라가기 힘든 길이다. 스쿨버스도 동훈이네 집에 들어가는 산 입구까지만 운행한다. 그래서 동훈이네 집의 정확한 위치는 담임인 나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대신 매주 올라오는 사진으로 동훈이네 집 주변 환경을 볼 수 있었다. 산 너머 해가 뜨고 저무는 사진이나 산 등성이와 넓은 하늘이 담긴 사진 등 아름다운 풍경 사진 많이 올라와서 감탄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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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훈이네 집 근처에서 동훈이가 촬영한 사진

우리들은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동훈이에게는 일상의 연속이자 한순간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우리들에게 특별한 것임을 동훈이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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