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라다크 '레' 여행 -5- 판공초 가는 길
누브라 밸리 투어가 끝나고 '레'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 판공초 2박 3일 투어를 갔습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도로가 유실되어 관광객들에게 판공초 투어가 잠시 중단되었었는데
다행히 제가 가는 날 도로 복구가 다 되어서 판공초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레'에서부터 5시간 넘게 하늘 길을 달리고 달렸습니다.
이제는 고산지대에 적응도 웬만이 한터라 누브라 밸리 갔을 때처럼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누브라 밸리를 다녀오면서 본 회색 색감의 건조한 산들로 이루어진 풍경이
이제는 눈에 익숙해져서 버렸습니다.
얼른 판공초의 맑고 투명한 호수를 보며 건조해진 눈을 새롭게 적시고 싶었습니다.
가는 길에 마멋 (marmot) 서식지가 있어서 차를 잠시 세우고 마멋을 만났습니다.
마멋은 땅굴을 여러 개 파놓고 사는데 굴 속으로 도망쳤다가 기다리면 잠시 후 다른 통로의 굴에서 나옵니다.
포즈를 많이 취해봐서인지 사람에게 크게 경계심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라다크 여행 중에 무언가 귀엽다는 감정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느낀 것은 마멋과의 만남에서였습니다.
판공초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저절로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척박한 바위산을 넘고 넘어 몇 시간을 달려 푸른 물 한가득 만난 것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한국에서 판공초를 머리에서 그려 보았을 때는 백두산 천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판공초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그런 높은 곳에서 판공초를 마음껏 감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판공초 길이만 134Km라고 합니다. 판공초를 전체 담으려면 제가 가지고 간
16-35 렌즈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어쩐지 한국에서 판공초 사진을 검색하면 이상하게 대표적인 뷰포인트도 없고 사람들마다
판공초를 찍은 장소가 너무 다르다 싶었습니다.
판공초를 한눈에 찍으려면 구글어스 인공위성을 이용할 수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판공초의 끝 마을 '메락 마을'에서 2박 3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판공초 입구에서부터 1시간 30분 정도 판공초를 끼고 달리는 도로를 통해 메락 마을로 향했습니다.
바람에 따라, 빛의 방향에 따라, 물의 깊이에 따라, 하늘의 반영에 따라
판공초 푸르른 물 색깔은 계속 변했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는 '우와!'라는 연속되는 감탄사와 카메라 연사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