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라다크 '레' 여행 -4- 누브라 밸리 뚜르뚝 마을
뚜르뚝 마을은 누브라 밸리에서 외국인이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마을인데
히말라야 산맥과 카라코람 산맥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뚜르뚝 마을에서는 벼랑 끝에서 계곡을 그냥 멍하니 바라다보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밭일을 끝마치고 모녀가 같이 앉아서 멍하니 계곡을 바라다보기도 하고,
한 사내가 홀로 계곡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무슨 소리를 외치기도 하고,
할머니, 딸, 손녀가 같이 계곡을 바라다보며 해 저무는 시간을 같이 기다리기도 하고.
지나가는 시간을 애써 붙잡고 싶어 바쁘게 여행하던 저도
뚜르뚝 사람들처럼 계곡물과 함께 시간을 자연히 흘러버리기하며 삼일을 머물렀습니다.
라다크 여행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높고 청정한 하늘에 걸려있는 은하수를 눈 앞에서 보는 것이었습니다.
밤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걸린 하늘을 누운 채로 그저 멍하니 바라다보는 것이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누브라 밸리 가는 첫째 날 날씨가 좋지 않았기에 첫째 날에는 별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늘부터 확인하며 오늘 밤에는 저 구름들이 걷히리라고 소망했습니다.
이튿날에도 아침부터 구름 잔뜩 낀 날씨에 별보기는 힘들 것 같았습니다.
내일은 뚜르뚝 마을을 떠나야 하는데 저 구름 뒤로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두고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늦은 점심 즈음 야외 식당에서 음료를 마시는데 갑자기 비마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꽝이네...'
비 내리는 하늘을 낙담하며 둘러보는데 하늘에서 뜻밖의 선물을 발견했습니다.
비가 약해지자 무지개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얼른 식당을 나와 넓은 들판으로 갔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쌍 무지개'였습니다.
쌍 무지개가 눈 앞에서 사라지기 전 영원으로 기록해두기 위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지개의 끝이 끝내 건너편까지 닿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긴 했지만
은하수를 못 본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준 뚜르뚝 마을의 아름다운 선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