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라다크 '레' 여행-7 판공초 메락 마을
은하수를 촬영한 새벽이 지나고 메락 마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라다크의 수많은 별들 아래서 은하수를 카메라에 담는 소망을 이루었기에
만족감으로 충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촬영한 은하수 사진을 다시 보고 다시 보며 그 짜릿했던 순간을 되새김하며 새벽의 여운을 계속 즐겼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더 욕심부리지 않고 별다른 일정 없이 온종일 쉬기로 하였습니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나가서 판공초의 잔잔한 모습을 멍하니 보며 홀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각 없이 흘러 보내는 시간이었지만 다시금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맑은 호수도 좋았고 맑은 하늘도 좋았고 가벼운 바람도 좋았습니다. 시간이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앉아있다가 하늘의 반영이 잘 보이는 곳을 찾아서 판공초 반영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를 몰고 오는 목동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목동은 제가 있는 방향으로 소를 몰고 오고 있었는데 물 위에 좁게 나있는 길로 오면 반영으로 인해 하늘 위를 걷는듯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목동이 내가 원하는 길로 소를 몰고 왔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목동의 움직임을 잠시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목동은 정말 제가 원하는 길의 입구로 소를 몰고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같은 장면이 곧 내 눈앞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래도 다급하게 다가서며 촬영하는 것은 이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천히 제 눈앞을 지나가는 소와 목동에게서 몇 발자국 물러서며 조심스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림 같은 장면 속에서 저도 같이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꿈같이 느껴졌습니다.
새벽 은하수 사진 촬영 이후 사진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오늘부터 찍는 사진들은 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었는데 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느닷없는 감동이라서 한동안 얼얼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는 목동과 소의 뒷모습을 감동적으로 바라보며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습니다. 고산병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고생은 벌써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