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
"엄마아아아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엄마 보고 싶었어요!"
반가움만 가득한 그 얼굴이
너무 고맙고, 또 너무 미안했다.
수술 날이 정해지면,
내 사랑들을 두고
며칠을 떨어져 지내야 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 안쪽이 조용히 무너져내렸다.
병원을 다녀오는 날이면
어린 둘째는 더욱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
엄마가 잠깐만 안 보여도 울음을 떠뜨리고,
하루 종일 안겨 있으려 했다.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없었다 그치?"
"엄마 여기 있어. 엄마가 안아줄께."
그렇게 아이들 달래는 일이 반복되었다.
2주 후,
또 다시 비행기를 타러 갔다.
여전히 긴장된 마음을 들고 이동했다.
"나다님, 진료실 앞에서 대기해주세요."
후-
결과와 앞으로도의 일정을 듣는 자리였다.
병원에 들어오기 전까지 시끄럽게 떠들던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심장만 머리 위에서 뛰는 것 같았다.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걱정 많으셨죠?"
언제나 그렇듯
따뜻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시는 선생님.
그 한마디가 참 감사했다.
"자, 여기 검사한 것들을 보시면요.."
선생님은 현재 내 상태와
수술 시 예상되는 상황,
수술 방법, 이후 관리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수술 방법은 두 가지.
로봇수술과 절개수술.
로봇은 비용이 기본 천만 원 이상.
절개는 흉터가 남지만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이 두 수술의 차이점을
다른 선생님이 다시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수술 방법에 따라 어떻게 되는지 후기를 이미 찾아봤었기에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나는 절개수술을 선택했다.
흉터가 남아도 상관없었다.
무엇보다 로봇수술은 겨드랑이나 다른 부위로 기구가 들어가는데
이때 팔을 쓰는데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나의 선택의 이유였다.
나는 아이들을 자주 안아주는 엄마기에
팔을 못 쓰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었기때문이었다.
이후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입원실 선택, 수술 시 보호자 동행여부, 준비물.
수술 날짜 예약까지
정말 다행스럽게도 생각보다
빠른 날짜에 수술이 가능해졌다.
취소로 나온 자리였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하필, 그 날이 첫째의 생일이었다.
하...
정말 싫었다.
그 날만큼은 아이와 함께하고 싶었다.
생일때 머할지 벌써부터 조잘거리고 있는
아이와 그 날을 함께할 수 없다니.
아이의 생일날 엄마아빠가 다 떨어져있어야 한다니.
정말 싫었다.
그 날을 포기해야 한다니.
너무 속상해 한참 고민했다.
결국 혼자 결정할 수 없어
남편과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안 아픈게 중요하지. 생일은 미리 하면되지."
모두 같은 말을 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래도 마음 한편은 계속 아팠다.
'그래.. 안 아픈게 중요하지.
안 아팠으면 이렇게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결국 그 날 수술 하기로 결정했다.
입원은 27일,
수술은 28일.
병원을 나오며
후-
긴 숨이 나왔다.
'끝났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이
이상하게 시원했다.
'그래.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지.'
'빨리 낫자. 빨리 나아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