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아침이다.
퇴원 하는 날이다.
먼가 신이 났다.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와
배액관을 확인했다.
이제 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몸이 먼저 긴장했다.
배액관을 뺄 때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별거 아니라는 사람도 있었고,
생각보다 힘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저
빨리 끝났으면 했다.
남편이랑 손을 잡고
배액관 제거를 위해 본관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나의 삶을 많이 바꿔주었다.
참 이기적이게도
나는 잘 살아가고 있었다.
나처럼 배액관을 빼러 오신 분들이 꽤 되었다.
잠시 기다리자 나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겁을 잔뜩 먹고
아프지 마라
하고 기도했다.
"움직이시면 안되요.
살이 잘 아물어서
뺄 때 조금 불편하실 수 있어요."
순간적으로
몸 안에서 무언가가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아프다기보다는
이상한 느낌.
정말 별로였다.
끝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유다'
라는 생각과
'드디어'
정말 내 몸의 암과 이별한 느낌이었다.
퇴원 수속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상처 관리 방법,
목 운동 방법,
주의사항.
"무리하지 마세요."
"목소리가 안나오면 굳이 낼려고 하지 마세요."
"열 나거나 붓기가 심해지면 바로 오세요."
등등
따뜻한 간호사 선생님의 주의사항을
한 가득 듣고 새겼다.
남편은 먼저 내려갔다.
공항으로 보내고
나는 이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했다.
출산하고 못간 조리원을
지금 가는 심정이었다.
2주.
2주 동안 나는 내 몸만 챙기면 된다.
이게 생각보다
나의 마음에 큰 여유를 주었다.
지금까지 쉼 없이 오던
내 삶에
처음으로
나만 돌볼 수 있는 기간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