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는 매일 글쓰기를 한다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의식 속에 글쓰기는 머리 아프고 귀찮은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회사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이메일을 확인하고 회신을 보내며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회의 자료를 준비하며, 보고서를 쓰고 회의 결과를 정리한다. 이러한 모든 일은 글로써 정리된다.
나는 엔지니어이며 우리 생산 현장은 24시간 운영이 된다. 때문에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이메일을 보고 밤사이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정리해서 회신을 보낸다. 어떤 답장은 자세하고 문장이 긴 이메일을 보내야 하는 반면, 다른 답장은 짧게 핵심만 정리해서 보낸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특히 외국에서 오는 이메일의 답장은 좀 더 신중히 확인을 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두세 번씩 확인을 한 후 답장을 보낸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대표이사에게 보고가 되는 문서는 최대한 간결하고 요점만 작성한다. 장황하게 길어지는 글은 보고의 요점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 원인, 해결책 등의 핵심 내용이 파악될 수 있도록 작성을 한다.
나는 하루에 보통 200개에서 250개의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이중 반만 회신을 한다고 가정해보라. 하나의 이메일을 쓰는데 평균 3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하루에 300분에서 350분을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5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글쓰기로 보내고 있다. 글쓰기 시간으로는 전업작가 수준이다.
우리는 이미 글쓰기에 익숙해져 있고 항상 글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 새로운 글쓰기가 두려운 것은 우리가 늘 하는 이메일과 같은 일상의 것들을 글쓰기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무로 하는 글쓰기와 책을 쓰는 글을 분리해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쓰게 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가고 있었다. 내년 혹은 3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했을 때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삶을 산다면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할 것이고 미래의 삶도 불투명하고 불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과 인스타그램 등을 찾아보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성공한 사례들을 찾아봤다. SNS를 통해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 특강 광고를 보고 무작정 특강을 하는 곳으로 찾아갔다. 코로나 이전이라 대면 교육이 가능했던 시절이다. 특강의 내용은 내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알고 있는 듯, 너무나 자세한 내용들을 알려주었다.
특강이 끝나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어떻게 실행을 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해답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지하철이 집 근처에 도착할 때쯤 내린 결론은 먼저 글을 쓰고 블로그를 시작하는 일이었다. 회사원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시간에 나의 글을 써서 인터넷 플랫폼인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었다.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고 나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데는 최고였다.
다음날부터 글을 써서 조금씩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확인해 보니 9년 전에 개설해 놓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았었다. 화면도 바꾸고 카테고리를 분류하니 제법 그럴싸했다. 내가 가장 자신 있었던 행복을 주제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니까 글을 좀 더 부드럽고 이해하기 쉽게 쓰고 싶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평일에는 저녁을 먹고 난 후 책을 읽고 글을 썼고,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은 새벽까지 앍고 썼다. 어느 주말에는 밖에도 나가지 않고 두 권의 책을 쉼 없이 읽기도 했다.
오랫동안 멀리했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한두 장을 넘기기가 어렵다. 밖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것 같고, 술 한잔 하자는 전화도 온다. 그동안의 습관을 한 순간에 바꾸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의 내 모습은 지금과 다를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글쓰기를 하는 블로그 이웃들과 글쓰기와 책 쓰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글쓰기를 좀 더 발전시키려면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고 이웃들이 블로그보다는 브런치의 성격에 맞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블로그는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글을 공유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브런치는 글쓰기를 전문으로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글목록과 브런치 작가로서의 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어려워 대부분 두 번, 세 번만에 승인을 얻는다고 했다. 나는 인터넷으로 확인한 승인자료에 대한 준비를 하고 그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함께 제출했다. 승인 신청을 하고 3일 만에 승인이 되었다. 다른 사람이 재수, 삼수해서 얻을 수 있었던 승인 메일을 단 한 번에 이룰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회사 업무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메일을 쓸 때 상대방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자 노력을 했다. 복잡한 글을 단순화하고 간결하게 쓰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보고서를 쓸 때면 전문용어도 처음 보고서를 접하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글쓰기의 내용과 주제로 연결을 하니까 이메일이나 보고서의 내용이 좋아졌다. 회사를 다니면서 부족한 글쓰기 시간을 이렇게 업무를 통해 발전시키게 되었다.
글쓰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또는 휴대폰 문자를 보내면서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다. 때문에 글쓰기를 새로 한다는 생각보다 지금 하고 있는 글쓰기를 조금 더 확대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당신이 쓴 글은 당신 삶의 중요한 자산이며, 책 쓰기의 가장 핵심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