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의 경험은 큰 자산이다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직장 생활을 표현할 때 다람쥐 쳇바퀴 생활이라고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고,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모든 일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고 정해진 일을 한다.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업무가 지루해지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 노력한다. 매일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성과도 오르지 않고 자신의 지식은 정체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도 한 회사에 삼십 년 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처음 입사한 현장에서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바뀌고 설비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현장은 그 자리에 있다. 세월만 흘렀을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생활의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자신의 경험을 시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험은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많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다.
회사의 규모에 따라 경험의 다양함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부서별로 담당하는 업무가 나뉘어 있어 다른 업무를 경험하기가 어렵다. 반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는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소수 인원으로 운영이 되다 보니 생산과 영업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고 품질과 기술개발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반면 경험의 깊이는 차이가 있다. 정해진 일과 내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맡겨진 일만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적으로 심도 있는 경험을 하기란 어렵다. 이렇듯 각각의 경험은 저마다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를 하는데 직장생활의 경험은 큰 자산이 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글의 주제로 정한다면 다른 것보다 쉽게 글을 쓸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작가가 한 권의 책을 내는데 일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자료조사를 해야 하며 이 시간이 전체 글쓰기 시간의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잘 정리하여 글을 쓴다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글을 쓸 수 있다. 전문작가들이 해야 하는 자료조사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자료조사에서 찾을 수 없는 실전적인 경험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
유명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드라마 속 이야기와 다르게 한 번도 회사생활을 해보지 못했다. 회사생활 경험이 없이 완생이 되지 못하는 미생들의 회사생활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시청자들의 호응도 뜨거워 [미생 신드롬]까지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회사생활 경험이 없는 윤태호 작가가 생생한 회사생활, 특히 계약직 신입사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현실성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자료조사 시간을 보낸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주로 회사생활의 어려움, 좌절감 그리고 아픔을 주제로 글을 썼다. 내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친숙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역사서나 인물에 대한 책을 썼다면 아직 반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 감정들을 글로 옮기며 조금씩 성장하는 나를 찾을 수 있었다.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회사생활의 경험은 언제나 우리들의 몸속에 잠재하고 있으며, 글을 통해 표현하는 순간 그 경험은 상상할 수 없는 커다란 자산이 된다.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송희구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의 평범한 회사에 다니는 11년 차 과장이다. 부동산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지만 책을 좀 더 살펴보면 회사 생활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였다. 작가가 현실의 회사생활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등장인물의 말속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회사생활의 경험이 책 속에 묻어난다. 만약 송희구 작가가 회사 생활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 현실적인 글을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나는 생애 첫 책으로 [꿈을 설계하는 수익형 자기 계발]을 출간했다. 회사생활을 하며 후배, 동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인 미래의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글을 썼다. 처음엔 한 문단, 한 페이지 쓰기가 매우 어려웠다. 말과 글은 표현방식이 달랐다.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를 정리하고 그들에게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일을 글로써 쓰기 시작하면서 글의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내가 경험했던 회사 생활, 상사와의 대화법,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미래의 삶 준비하기 등 그동안 내가 해왔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내가 회사 생활 경험이 없었다면 아직도 나는 책을 출간할 꿈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회사 생활에서 경험한 일들을 토대로 회사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퇴직과 미래의 삶에 대해 정리를 하고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책을 썼다.
경험을 통해 글을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내기도 하고, 만나는 고객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면 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감정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풍부하다. 회사는 하나의 커다란 조직이며, 집합체이다. 따라서 각기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경험할 수 있고 이는 내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느낀 감정, 생각들을 메모하고 기록하자. 이러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웅덩이가 된다. 웅덩이에 있는 경험의 조각들을 조합하여 퍼즐을 맞추면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다. 회사생활의 경험은 새로운 웅덩이를 파는 것이 아닌 이미 내 삶 속에 있는 웅덩이에 물을 채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