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글쓰기가 최우선이다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by 원영대

코로나로 실내 운동이 위험군으로 분류되기 전, 나는 퇴근 후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배드민턴을 치러 다녔다. 처음 배드민턴을 권유받았을 때 나는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은 나이 먹은 분들이 소일거리 삼아 하는 운동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배드민턴에 대한 선입견은 단순한 운동,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운동이라는 것은 축구, 농구와 같이 땀을 흘리며 몸과 몸이 부딪히며 하는 경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20년 넘게 축구를 취미로 운동을 했으니 이러한 생각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레슨을 받기 시작하면서 배드민턴에 대한 모든 생각이 바뀌었다. 배드민턴처럼 격렬하고 에너지 소가 많으며 전문적인 실력이 있어야 하는 운동이 없음을 알았다. 대부분 기본적인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3개월 정도의 레슨이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버티지 못하는 신입회원들은 스스로 운동을 그만두기도 한다. 보통 처음 3개월을 버티지 못하는 회원들의 비율이 40% 수준인 것을 보면 이 기간에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과의 복식 게임이 가능하고 이때부터는 진정한 배드민턴의 맛에 빠져 들게 된다.


나하고 같이 배드민턴 클럽에 입회한 회원들이 7명이 있었는데 3개월이 지나자 나하고 다른 한 명만 남고 모두 사라졌고, 남은 그마저도 5개월이 지나자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탈퇴를 했다. 이제는 유일하게 나만 끝까지 남아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그들이 처음 몇 개월을 버티며 꾸준히 운동을 계속했다면 지금 마약 같은 배드민턴을 함께 즐기고 있었을 텐데.




글쓰기도 마찬가지의 여정을 겪는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생각에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다듬고 다른 문장으로 대체하고 수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글쓰기 진도는 나가지 않고 현재의 글쓰기에 머무르게 된다. 마치 새책을 사서 처음 몇 장만 읽고 책꽂이로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 글쓰기에 대한 초심이 사라지고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날마다 글을 써야 한다는 목표는 사라지고 글 쓰는 시간이 줄어들다가 결국은 글쓰기를 멈추는 일이 발생한다.


직장인의 경우는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하다.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집에 오면 소파에 누워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시 무언가를 해야 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7시를 전후해서 퇴근을 한다고 가정을 하면 잠들기 전까지 4시간 정도의 시간만 허락이 된다. 이 시간을 모두 글쓰기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하다.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고 글쓰기에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히 글쓰기는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한 페이지의 글을 쓰더라도 매일 쓰는 것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중요하다. 퇴근 이후의 시간은 내가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하루의 목표를 정하고 매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매일의 목표가 어렵다면 일주일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15페이지 정도의 글쓰기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주중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금요일이나 주말에 부족한 목표량을 채워야 한다. 글쓰기 분량 목표가 정해졌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부분은 작가가 된 후 출판사 혹은 특정 단체에서 칼럼 요청이 있을 때 마감을 지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인 동시에 약속이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가끔 슬럼프가 오게 된다. 목표를 정하고 매일 글을 쓰다 보면 글감의 한계를 느끼고 내 글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글을 쓰려고 해도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 시기다. 시간만 낭비하고 결과물은 나오지 않는 시간들이다.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전문가나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SNS나 네이버 카페 등에는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많다. 여러 곳을 방문하고 자신의 생각과 맞는 곳을 찾아 그들과 소통을 하다 보면 자신의 문제와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그들도 당신과 같은 슬럼프를 겪었거나 혹은 겪고 있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 당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하는 것이 좋다.


매일 글쓰기 목표가 중요한 이유는 완성된 글을 쓰기 위해서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지식, 감정 그리고 정보를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독자에게 완성되지 않은 글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만약 완성되지 않은 글을 책으로 출판한다고 한다면 아마 정신이 이상하다고 놀림만 받을 것이다.



회사를 다니며 글쓰기에 대한 시간을 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삶의 중요한 요소인 가족 행복의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해야 하며, 때로는 글쓰기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에게 짜증 섞인 말을 하기도 한다. 회사를 다니며 글을 쓰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슬기로운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글쓰기는 반드시 완성이 되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가족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 시간 동안 글 쓰는 것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들이 당신의 글쓰기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 당신의 글쓰기를 기대하고 환영할 것이다. 당신 책의 첫 독자는 사랑하는 가족일 것이다.


글쓰기의 목표를 세우는 것만큼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배드민턴의 3개월 수습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행복한 취미는 없었을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포기한다면 당신의 완성된 책은 없을 것이다. 완벽한 글이 아닌 완성된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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