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를 통해 글쓰기 능력 키우기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by 원영대

우리 회사 뒤편에는 도당산이라는 작은 산이 있으며 산 허리에는 넓은 장미공원이 있다. 장미가 만개하는 유월에는 장미공원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장미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한다. 장미공원을 둘러보고 난 후 도당산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도 정돈이 잘 되어 있다.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산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나도 회사에서 점심을 먹은 후 30분 정도 장미공원을 지나 도당산 7부 능선까지 산책을 한다. 회사 동료와 함께 할 때도 있고 혼자 산책을 할 경우도 있다. 처음 산책을 하게 된 계기는 회사 동료의 권유로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대부분의 시간은 휴대폰을 보거나 동료와의 잡담으로 보냈다. 먼저 산책을 시작한 동료가 점심 먹고 산책을 하게 되면 업무 능률도 좋아지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여러 번 권했다. 처음에는 산을 걷고 오르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작은 산이지만 오르막을 오를 때는 숨이 차고 힘들었다. 하지만 매일 점심시간에 산을 산책하다 보니 이젠 익숙하게 산에 오르고 건강도 좋아지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회사에서의 점심 산책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닌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많은 작가가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논할 때 내리는 정의다. 그만큼 글쓰기는 고통이 수반되는 작업이다. 글쓰기는 정신적인 영역이면서 육체적인 노동이다. 작가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육체적인 노동을 극복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다. 사람마다 방법을 찾는 시간은 다르다. 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글쓰기 루틴을 찾게 된다. 이를 통해 엉덩이의 힘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똑같은 주제로 글을 쓴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글의 내용과 형식이 다르다. 작가마다 자신만의 문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곧 작가 자신을 나타내는 형식이다. 쌍둥이로 태어나도 성격과 행동이 다른 것처럼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낌과 감정은 다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감(글의 재료)을 정하는 일이 또 하나의 어려움이다.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 있게 글쓰기를 마치면 뿌듯함과 함께 다른 글감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글감을 정했다 하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막막하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처음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다.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예도 있다.


이런 경우는 필사를 통해 글쓰기를 하는 것이 해결 방법이다. 필사(筆寫)는 베끼어 씀을 말한다. 유명 작가의 책 속에 있는 문구들을 필사함으로써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독서를 할 때 아름다운 글이나 명언이 있으면 필사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렇게 필사를 통해 모은 글들은 나의 글쓰기 안에 재탄생되는 것이다. 필사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나만의 문체로 만들게 된다.


필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원하는 글을 키보드를 이용하여 컴퓨터에 쓰는 방법, 사진을 찍어서 보관하는 방법, 펜으로 직접 노트에 쓰는 방법들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펜을 이용하여 노트에 직접 쓰는 방법이다. 펜을 통해 직접 글을 필사하면서 내용에 담긴 작가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의 글에 나의 감정이 더해져 새로운 글로 탄생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또한 필사를 하다 보면 작가가 글을 쓰며 생각했던 글의 방향과 전개 방식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남의 것을 베껴서 써?”

처음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필사에 대해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문체로 글을 완성할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면 그는 글쓰기의 천재일 것이다. 하지만 천재 작가는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작가지만 모두가 천재일 필요는 없다. 글은 천재 작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감정과 느낌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의 능력을 키우지는 못한다.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열심히 따라서 배운다. 시간이 흐르고 실력이 늘면 같은 곡을 치면서도 자신만의 느낌으로 곡을 연주하게 된다. 필사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글을 가져와 나만의 감정과 느낌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문학의 기원 이론 중 하나인 ’ 모방 본능설’에서 “인간은 모방하는 능력이 있으며 모방에서 기쁨을 느낀다. 이 점에서 인간은 동물과 구별되며, 모든 지식은 모방으로 습득된다.”라고 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


필사는 글쓰기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대로 베낌이 아니라 필사를 한 후 나의 감정과 느낌을 넣어야 한다. 새로운 나의 글이 되는 것이다. 필사는 무엇보다 엉덩이의 힘을 키운다. 필사하는 동안은 책상에 앉아 있으니 무언가를 생산하는 기쁨에 익숙해질 것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글감이 고민이 될 때 다른 작가의 글을 필사하자. 이를 통해 나만의 감정을 정리한다면 내가 써야 할 글쓰기의 재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사를 통해 나만의 훌륭한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필사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장점은 여러 작가의 글을 필사를 함으로써 내게 가장 좋은 글의 전개 방식, 내용 전개가 어떤 것인지를 배울 수 있다. 다른 글은 나의 글쓰기에 훌륭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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