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도서 분석은 필수조건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by 원영대

1986년 11월. 대구직할시에 있는 대구공고에서 열린 전국기능 대회에 참가했다. 구미에서 전자공고를 다닌 나는 2학년 2학기부터 기능반에 있었다. 기능반은 전국기능대회를 통해 세계 기능올림픽을 출전하기 위해 성적이 우수하고 실력이 있는 학생들을 모집한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시기였고 세계 기능올림픽에서 5연패를 이루던 시기였다. 전국 기능대회는 각 지방 기능대회에서 3위 이내 입상한 사람들에게 출전권이 주어졌다.


전국에서 모인 전문가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R/TV부문에 참가했던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을 학교 체육관 뒤에 있던 신축 건물 5층에서 보냈다. 아침 7시부터 새벽 두, 세시까지 밥 먹는 일 이외에는 회로 분석과 남땜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나의 회로를 분석해서 제품으로 만드는 시간은 보통 다섯 시간에서 많게는 열 시간까지 걸렸다. 기능대회 주제가 어떤 것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 때문에 전에 나왔던 모든 회로를 분석하고 기판에 납땜하고 동작시험까지 완성해야 했다. 기능 대회에 출시되었던 모든 회로를 분석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이 새벽을 지날 즈음엔 200도가 넘는 인두기를 손에 끼고 앉아서 잔적도 여러 번 있었다.




기능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누가 얼마만큼 많은 회로를 분석하고 만들어 보았는가가 중요한 요소이다. 다른 회로를 분석하고 자료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경쟁이 될 만한 자료가 있으면 모두 모아서 분석하고 몇 번이고 만들어본다. 그래야만 대회에서 다른 주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전자회로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다.


그 해 R/TV 부문 1위는 LG전자에 있던 참가자가 차지했다. 그는 1년 전에 기능대회를 참가한 경험이 있었으며, 고등학생 참가자에 비해 회사차원의 지원이 많았으며 이를 통해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에서는 구할 수 없었던 많은 자료를 회사 내에서 구해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순위권 안에 진입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국 기능대회의 경험은 졸업 후 회사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과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책을 쓰고자 하는 저자도 경쟁 도서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한다. 내가 쓰고자 하는 책의 경쟁 도서를 최소 20권은 읽어야 한다. 경쟁 도서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분석해야 한다. 어떤 내용으로 글쓰기를 진행했으며 목차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는지 세밀히 분석을 해야 한다. 책 선택은 인터넷이나 온라인 서점을 검색하면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시간적인 문제로 모든 경쟁 도서를 읽을 여유가 없다면 책 제목과 목차 그리고 주요 부분만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경쟁 도서 분석을 통해 좋은 부분은 벤치마킹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남의 것을 그냥 복사하는 것은 불법이고, 작가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것을 토대로 나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내가 쓰고자 하는 내용으로 만든다면 좋은 내용의 책으로 만들 수 있다. 경쟁 도서 분석을 하면서 대상 도서의 강점이 무엇인지, 내가 배워서 참고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야 한다. 이러한 정리 노트가 많아질수록 내가 가진 글쓰기 능력도 성장한다.


경쟁 도서 분석을 위해 책 목차를 나열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같은 주제의 책은 일정 부분 목차나 내용이 같은 부분이 많다. 목차 부분에서 같은 내용의 주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고 다른 부분은 책 주제에 맞게 분류한다. 분류된 목차 중에 내 책 주제와 유사한 내용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들면 경쟁 도서와 다른 책이 완성된다.




경쟁 도서를 분석하는 도구는 마인드맵이나 엑셀을 이용해서 정리하자. 마인드 맵은 대주제에서 소주제를 나열하는 방식의 툴로 책 주제를 정하거나 아이템을 정하는데 좋은 도구다. 마인드맵 툴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엑셀을 사용해서 정리하자. 나와 같은 주제를 다룬 책 목차를 나열한다. 유사한 제목을 하나로 만들고 서로 다른 주제는 일렬식 나열을 해서 내 책 주제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꿈을 설계하는 수익형 자기 계발] 책을 쓰기 전에 10권의 자기 계발서를 분석했다. 자기 계발 책들은 시중에 많이 출간되어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것이 장점이지만 경쟁 대상 책이 무엇인지 선별하는 것이 어려웠다. 10권의 자기 계발서와 블로그에서 잘 쓰인 글을 토대로 경쟁 도서를 정리했다.


1. 직장인이 출간한 책은 경험에 충실하게 내용을 구성했다.

2. 직업에 따라 문체, 내용 구성 등은 차이가 있었다.

3. 책 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부족한 것이 있었다.

4. 책 쓰기 방법은 대부분 유사한 내용이었다.

5. 타깃이 잘못된 사례가 있었다.




경쟁 도서 분석은 마인드맵과 엑셀 두 가지로 분석했다. 두 가지 분석 도구를 사용해서 결과를 비교해 보고 싶었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마인드맵은 전체 윤곽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엑셀은 구체적인 내용과 목차를 세우는데 도움이 됐다. 자신에게 맞는 분석 툴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차에 대해 분석을 한 후 내용이나 문체 그리고 사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글을 이끌어가는 순서가 어떤지, 사례를 소개할 때는 어떤 종류를 사용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내 책은 어떤 형식과 문체로 구성하고 사례를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비교 분석을 통해 내 책 내용이 풍성해지고 순서에 리듬이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물건을 분석하는 것은 성공하는 첫 단계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물건을 분석해서 장, 단점을 나열해서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 책 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은 제한적이며 그것마저도 우리 뇌는 허락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과 비교하고 분석함으로써 내 책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 책을 읽는 것도 다른 사람이 만든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책 쓰기를 시작하면서 경쟁 도서를 분석하는 일은 좋은 책을 쓰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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