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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영대 Feb 17. 2023

FA를 준비하며...

삶에 잡초는 없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OB베어스를 응원하면서 야구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1982년도 3월의 일이었으니 벌써 40년이 지난 일이다. 아버지가 OB 맥주 공장에서 일을 하셨고 공장 뒤편에는 OB베어스 연습구장이 있어 OB팬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 이후로 OB베어스가 성적이 좋든지 좋지 않든지 곰돌이 모습이 새겨진 유니폼을 항상 응원하고 지지했다. OB베어스가 두산 베어스로 이름이 바뀌어도 그를 향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나의 베어스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한결같았고 변함이 없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프로야구에도 FA제도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프로 선수는 실력에 맞는 연봉과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1999년 프로야구에 처음 도입된 FA 제도는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일정기간 팀에서 활약을 하고 기간이 종료되면 다른 팀과 계약을 하고 팀을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이때 선수의 실력에 따라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계약금을 받고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는 꾸준히 성적을 내고 상위권에 포진하는 등 좋은 모습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도 FA 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현역 최고 포수인 양의지 선수가 FA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을 하였다. 야구에서 포수가 가진 역할과 힘은 상상이상이다. 투수를 리드하고 내야수들을 관리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양의지 선수의 FA가 발표된 날 나는 무너져 내리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구단에게 아쉬운 마음이 컸고 이듬해 성적을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FA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FA 제도가 적용되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영업 비밀이라든지 경쟁사 이적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다. 그래서 대부분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경우 다른 이유로 퇴직을 하고 결국은 동일 업종에 취업을 하게 된다. 만약 직장인에게도 FA 제도를 도입한다면 어떨까? 능력인 뛰어난 프로야구 선수를 다른 팀에서 스카우트하듯이 다른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FA를 통해서 영입한다면 직장인들은 사기가 올라가도 경쟁을 통해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까? 사뭇 흥미로운 일이다. 현실적인 벽이 높다 하더라도 프로야구 선수든지, 회사원이든지 모두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프로가 아니던가?


오랜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도 FA를 준비하려 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가지는 많은 계약금과 연봉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나이 제한에 걸린 것이 사뭇 아쉽다. 하지만 방출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가진 강점을 어필하고 새로운 각오로 무장을 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 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심각한 걱정은 방출이 아닌 FA를 통한 이적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나만의 의지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가오는 FA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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