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영대 Aug 08. 2023

인생은 언제나 폭염과 같다.

삶에 잡초는 없다.

2023년 여름을 강타하고 있는 폭염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무시무시한 자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자연재해다. 장마나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여름 폭염은 우리가 피부로만 느낌 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다른 자연재해보다 무서움이 덜했고 때로는 그냥 여름날에 있는 일상적인 일들로 치부하곤 했다.


연일 뉴스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 환자 발생 숫자를 보도하고 이로 인해 사망한 분들을 추모하고 있다. 휴대폰에서는 매 시간마다 폭염 경보를 알리는 알람이 울리고 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세계 잼버리 대회는 폭염으로 인해 각국 대표단이 철수하는 등 나라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자연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 집도 이런 폭염의 기세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전기세 아까워 일 년에 한두 번 틀던 에어컨을 해만 지면 틀고 배앓이 때문에 꺼려하던 아이스크림을 통째로 사다 놓고 먹는다. 행여나 외식이라도 하게 되면 얼큰한 김찌찌게나 삼겹살 대신 시원한 냉면집을 찾게 된다. 무슨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냉면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오랜만에 가족 모두의 의견이 하나 되는 순간이다.




인생에서도 이렇게 경험하지 못한 폭염의 시절은 늘 존재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감당할 수 없는 시간들이 있다. 외출할 때 양산을 준비하듯 쏟아지는 많은 고민과 걱정을 피해 갈 방법을 준비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지만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인생의 폭염을 순수히 맞이하는 것이다. 이마와 몸속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듯 하나하나 걱정거리를 찾아서 해결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여름날의 폭염은 길어야 20일 정도이다. 입추가 지나면서 폭염은 점차 사라지고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 화려한 가을을 준비한다. 인생의 폭염도 며칠 혹은 몇 달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힘든 폭염을 견뎌내면 새로운 바람이 불고 그 바람은 또 다른 인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가 할 일은 뜨거운 폭염에 자신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맞서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폭염이 뜨겁고 기간이 길어도 극복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신선함과 새로움을 맞이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삷을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다. 오늘은 입추다. 시원한 바람을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FA를 준비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