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잡초는 없다.
"부장님, 오늘 회식은 어디서 할까요?"
"회사 앞에 삼겹살집으로 하는 게 어때? 요즘 회식비도 만만치 않은데 간단한 데서 하지 머."
"새로 들어온 애들도 있는데 삼겹살보다는 다른 데서 하는 게 어떨까요?"
"......"
"요즘 애들이 삼겹살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다른 메뉴는 금액이 만만치 않은데....."
오랜만에 회식을 하면서 장소 정하기가 어려웠다. 새로 입사한 젊은 친구들은 올드한 삼겹살집보다는 인테리어가 좋고 인스타에 올릴 수 있는 특색 있고 화려한 음식으로 회식을 하는 걸 좋아한다. 김 과장은 난처한 듯 머리를 극적이다가 휴대폰에서 가성비 좋은 집을 발견했다며 신나서 예약을 한다고 했다.
저녁 6시가 되면서 삼삼오오 부서원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삼겹살 대신 선택한 집이 갑오징어를 요리하는 집이다. 상동 번화가 중심에 있으면서 주변에 아시아에서 제일 큰 나이트클럽이 있고 도로를 따라 모두 술집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예전 같으면 회식은 대부분 금요일 저녁에 했었는데 요즘은 목요일 저녁으로 바뀌었다. 주말을 이용하여 여행을 하거나 쉼이 필요하게 바뀌면서 목요일 회식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몇 순배 술잔이 돌고 회사얘기며 사는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결혼을 한 친구들은 자식 키우는 이야기며 학원비가 너무 비싸서 애 키우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이었고, 신입이나 연차가 어린 친구들은 맛집이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그러면서 연신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회식을 주관한 김 과장의 건배 제의가 있었고 소주며 맥주가 가득 찬 술잔을 부딪히며 '위하여'를 외친다.
피라미드 구조를 가져야만 회사 업무의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현실에서 수평적인 조직구조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회식이라는 불분명한 업무 참여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이는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가질 것이고 다른 이는 내 소중한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할 것이다. 때문에 누구나 이런 시간을 좋아한다는 선입견을 가지면 위험하다. 늘 그렇듯 짬뽕과 짜장, 그리고 반반 치킨과 같은 것이 회식의 정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