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눈치 안보며 살기로 했다 #8

- 대기업 제품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 우리인생

by 스피커 안작가

- 대기업 제품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 우리인생


발전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다른 원인은 IMF 전후로 형성된 한국의 경제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IMF 이전에는 전쟁 및 군사정권으로 한국은 전국토가 황폐해진 탓에 무엇보다 물자를 시급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했다. 뭐든 부족한 시절이었으니 조금의 노력으로도 쉽게 성공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국가는 대기업 위주의 개발을 강행했다. 사실 이때는 유용한 물건을 만들면 열 개면 열 개, 백 개면 백 개 대량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폭발저그로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주니 대량생산은 이 당시에는 매우 고마운 기술이었다. 다만 필요한 물건이 넘치게 보급된 지금에 이 대량생산의 시스템이 맞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계속 대량 생산에 머물러 있으면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불경기에 늪에서 계속 빠져나올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IMF 이후 줄 곧 불경기를 겪고 있다. 세계 역시 몇 차례의 불경기를 경험했다. 불경기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안정을 추구한다. 보통 영세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선호하고,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게 된다. 이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무조건 학교공부 열심히 해서 대기업에 들어가! 이게 최고야’라고 모든 사회구성원이 이런 생각을 하니 대기업에 지원자가 몰리고, 선택권을 가진 대기업이 입맛대로 지원자를 뽑고, 입맛이 떨어지면 내다버리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더 싼 비용으로 더 말 잘 듣는 젊은이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새로운 기술개발 및 도전을 할 수 없으니 대기업의 비위를 맞춰서 살아남는 방법을 선택할 뿐이다. 이제는 물건이 넘쳐난다. 고장 나서 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물건이 풍족한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오직 하나다.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의도적으로 제품의 수명을 줄이고 있다. 좋은 기술로 빨리 고장 나도록 설계를 하는 것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우리 집에 있는 가전제품은 예전보다 쉽게 고장 난다니!

충분히 쓸 만한 컴퓨터인데도 몇 년이 지나면 이런저런 이유로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고 렉이 많이 걸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이제 이런 패턴이 너무 당연해져서 휴대폰은 자연스럽게 수명이 2년 정도 되었다. 이런 것들을 만드는 곳이 대기업이다. 생각을 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직원이 필요하겠는가? 창의적인 인재는 필요 없다. 그러니 이 구조가 깨지지 않으면 선택을 받는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세탁기는 인간이 편하게 세탁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해방된 시간에 뭘 하면서 보내는가, 가전제품을 사느라 진 카드빚을 갚는 데 사용하지 않는가? 제품을 구매한 대신 얻은 시간에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또한 휴대폰을 충전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휴대폰의 수명을 위해서 보조배터리도 있어야 한다.

해방된 시간을 스스로 선택을 하거나 선택당할 수 있도록 자기의 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하면 좋을 텐데, 그저 선택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우리 대기업 제품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 인생에서 해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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