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야. 지금 수능을 치면서 많이 답답하지?
‘잘 쳐야 되는데, 대박 나야 되는데...’라는 압박으로 인해 긴장감 놓지 못하는 네 모습이 떠올라서 너무 안타깝구나.
약 8시부터 약 3시까지 목숨을 건 레이스를 해야 하는 너와 네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수능을 망치면 어떻게 될까? 수능을 못 쳐서 좋은 대학을 못 가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많지?
수능을 망친다고 절대 너의 인생은 망하지 않아. 그렇다고 내년을 기약할 필요도 없고.
시험 점수에 맞게 네가 갈 대학을 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수많은 선배들을 보렴. 대학 성적에 자신의 성적을 맞추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모습을...
그리고 대학에 맞게 삶을 살아가지. 꼭 서울대 나와야만 성공한 인생이고, 성공한 삶을 살게 될까?
지방대학교 나온 사람 중에는 성공한 사람이 없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을까?
난 그렇게 생각을 해.
수능과 대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그리고 삶의 기준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가는 사실을...
난 네가 진심으로 수능을 망쳤으면 해!
수능을 망친 김에 세상이 정해 준 길에서 이탈해보지 않을래?
수능을 잘 치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가고... 등 정해진 삶에서 벗어나서 말이지.
좋은 이라는 틀에 박아 놓은 기준만 버려도 진짜 너만의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거야.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서 너만의 길을 걷는 게 두렵고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저 좋게 보이는 길도 바늘귀에 소가 들어갈 만큼 어려워졌고, 들어간다고 해도 언제 짤릴지 모르는 가시밭길이야.
그러니 제발 수능을 망쳐죠.
그리고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이 길도 불안하고 저 길도 불안하다면,
네가 걷고 걸고 싶은 길을 걸으면서 행복하게 걷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진짜 지수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대학 4년이라는 시간보다 더 빨리 그 길에 도착할 수도 있을 거야.
시험기간에 맞춰서만 공부하지 말고 정말 그 길이 좋아서 미친 듯이 공부한다면 제대로 너만의 길을 하나 만들 수 있을 거야.
이제 언어능력 시험이 끝났겠구나.
쉬는 시간 잘 쉬고, 남은 시험들도 잘 망치고 웃으면서 시험장을 나오길 바래!
지수야, 넌 세상이 정한 기준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 오늘도 행복하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