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하듯이

강연 책 집필 중

by 스피커 안작가

나는 25살부터 강연 활동을 시작했다. 강연을 하면서 4살짜리 아이들부터 60살 되시는 분까지 정말 다양한 집단 앞에서 강연을 할 수 있었다. 내가 4살 아이들한테 강연을 하고 아이들에게 박수를 받았는데 아이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뭘까? 내 생각에는 틀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틀이 없다는 게 무슨 뜻일까? 나는 강연을 하게 되면 최대한 나의 언어를 버리려고 한다. 100% 나의 언어를 버리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최대한 나의 언어습관 버리고 최대한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눈높이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4살짜리 친구들한테 강연을 할 때는 4살짜리 아이가 되어 거의 연기자가 되어 강연을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무려 20분 넘게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래서 나는 강연이 잡히면 최대한 강연을 듣는 집단을 이해하려고 한다. 요즘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등 최대한 깊이 생각하고 강연을 준비한다. 강연을 듣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강연하는 곳 주변에 뭐가 있는지 최대한 파악하려고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강연하기 3시간 전에는 강연장 근처에 도착해서 동네를 구경하고 난 뒤에 강연장과 가장 가까운 카페에 앉아서 마지막으로 강연을 준비한다. 그리고 카페 사장님께 주변에 어떤 가게가 맛있는지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은 없는지 등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질문을 한다. 그래서 난 절대 프랜차이즈 카페는 가지 않는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변을 잘 모를 수 있고 내가 하는 질문에 성의 있게 답변을 안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얻은 정보를 강연 도입부로 활용을 한다. 그 동네의 의미 있는 장소나 특별한 맛집을 이야기하면서 강연을 시작하면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까? ‘맞아, 맞아! 그 집 엄청 맛있는데! 오랜만에 나도 그 집에 한 번 가봐야겠네!’라는 생각 하며 공통된 관심사로 인해 내 이야기에 집중을 하게 된다. 조금 더 그들과 공감하기 위해 점심을 먹지 않은 상태로 주변에 도착하게 되면 꼭 그 집에 가서 점심을 먹어 본다. 그래야 거짓이 아닌 진짜 그 집의 맛을 공감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청중 중에 신기하게 그 집 사장님이나 그 집 자녀가 강연을 듣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러면 “거기 얘 집인데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으로 인해 그날 강연 분위기는 최고조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그 자리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면 다른 맛집을 알려주는 척하면서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나는 그분이 이야기할 때 동안 기다려준다. 왜냐면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단 10초만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진짜요? 오늘 강연 끝나고 그 집 가야겠네요!”라는 말만 해주면 된다.


만약 내가 김미경 강사나 김창옥 강사 정도 된다면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난 김창옥 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도 강연을 들을 때 공감대 형성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잠만 올뿐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강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내 이야기가 청중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게 될 것이다.


강연을 할 때도 대화하듯이 강연을 한다. 그래서 강연에 너무 몰입한 청중 중에는 내가 자신과 일대일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지 강연 도중 대화하듯이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 난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거나 그 사람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으면서 “강연 끝나고 좀 더 제대로 이야기해볼까요?”라고 한 마디 해주면 강연장 분위기는 더 좋아지고 나와 대화했던 분도 웃으면서 강연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면 그분뿐만 아니라 모든 청중들이 자신들의 말에 귀 기울여 준 나에게 더 집중을 해준다. 강연은 어느 정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교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다른 강사의 장점을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맞지도 않은 옷을 억지로 입으려고 하다 보면 자신의 색깔도 없어지고 여러 가지 기교로 인해 강연이 지저분해질 것이다.



그래서 난 최대한 틀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최대한 나의 언어 습관을 버려서 그들의 문화로 대화를 한다. 그렇다고 나의 색깔과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나를 흉내 내서 대화하듯이 강연을 했다가 청중 한 명과 몇 분 동안 진짜 대화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치 있게 대화를 끊을 수 없다면 절대 따라 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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