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장애인이 되었다.
새벽에 갑자기 너무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뛰어갔다.
똥 싸기 3초 전에 화장실 변기에 앉을 수 있었다.
‘휴... 아침부터 바지에 지릴 뻔했네’라는 생각을 하며 엉덩이에 힘을 줬는데, 쥐똥만한 크기의 똥이 나오고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다시 한번 힘을 주는 순간 배에 힘을 줄 수 없을 만큼 아팠다. 어딜 만져야지 괜찮아질까?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와 똥 싸다가 머리가 띵한 적은 처음이었다. 똥을 쌀 수도 일어날 수도 없었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잡을 곳도 없고 해서 앞으로 엎드려 앉아 있었는데 땀이 한 방울 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보였다.
‘와 뭐지!’라는 생각을 하며 손으로 이마를 닦는 순간 놀래 자빠질 뻔했다. 손이 흠뻑 젖었기 때문이다.
젖은 손을 옷에 닦고 다시 앞으로 엎드렸는데 그때부터 땀이 비 오듯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살면서 식은땀을 이런 식으로 흘린 적은 처음이었기에 너무 무서웠다. 정신은 점점 혼미해지고 일어날 힘도 없고...
다리에 힘을 주기 위해 다리를 쳐다보는 순간 또 한 번 놀랐다. 무릎에도 땀이 흥건하게 고여있었기 때문이다. 땀은 이마뿐만 아니라 내 전신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 티셔츠를 보니 땀에 이미 젖어있었다.
5-10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옷을 입고 샤워를 한 듯 온몸이 다 젖었고, 이렇게 앉아 있다가는 진짜로 쓰러질 것 같아서 온 힘을 다해 일어났다. 이 정신에도 엉덩이를 닦을 생각을 한 내가 참 어이가 없다. ‘혹시 119에 실려가도 냄새나거나 더러운 모습은 보이면 안 되니...’
여전히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것처럼 땀을 흘리며 힘겹게 침대로 걸어갔고 침대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로 쓰러졌다. 침대에 눕는 순간 침대가 젖고 있음이 느껴졌다. 나는 참 미련한 것 같다. 이 순간에도 ‘침대 젖으면 더러운데... 씻고 올까? 아니면 옷이라도 갈아입을까?’를 생각하다니.
이것 때문에 이불을 갈거나 이불을 세탁하는 게 물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이런 생각을 했지만 일어나서 씻을 힘도, 옷을 갈아입을 힘도 없었기에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잠이 들었다기보다는 지쳐 쓰려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잠들면서 생각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