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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디자이너 나음 Feb 21. 2022

성장을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

2022 나다움을 찾기 위한 글쓰기 51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성장>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 성장을 하고 싶어 안락한 생활을 버린 적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흑역사로 남편이 저를 놀릴 때 자주 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성장이 고픈 아이였습니다. 

한 곳에 안주해 있는 것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원했고

그곳에서 나의 재능을 발휘하며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부푼 삶을 설계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에피소드에 성장만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 

성장을 위해 견뎌야 하는 인내와 한계를 넘는 과정을 견디지 못한 채 포기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이죠. 


성장을 위한 열망과 포기가 담긴 저의 이야기를 하며 오늘의 사색을 공유하겠습니다. 


남편이 자주 하는 에피소드 중 한 가지는 

성장을 위한 저의 눈물입니다. 

남편 말을 빌리자면 성장하고 싶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어린 청년의 좌충우돌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죠. 


닭똥같이 성장을 외치기 전 

저에게는 한 번의 포기와 한 번의 안주함이 있었습니다. 

사회에 나와 역량을 펼칠 것을 기대했고, 소소하게는 인정도 받아 자신감이 차있는 상태에서 

처음 한 이직은 저에게 시련이었습니다. 

일하는 방법을 몰랐고, 관계와 일에 대한 구분이 미숙해서 많은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일이 생겼죠. 

새벽까지 일을 해도 일은 줄지 않았고, 내 미래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는 1~2년 차 사수들은 거의 폐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멈출 수 없는 눈물의 질주를 하며 새벽에 퇴근하는 일을 반복했죠. 


그리고 한 번의 포기가 왔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눈물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곳에서 탈출하는 방법뿐이었고, 저는 그토록 원하던 사회복지사의 꿈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안주함입니다.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만큼만 발휘해도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장, 워라밸이 잘 지켜지는 곳을 정말 천운처럼 찾았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죠. 성장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이에 다시 도전합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나는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 가야겠다며 모두가 반대하는 이직을 했습니다. 이때 저는 당시 남자 친구에게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힘들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은 그곳이라고... (훗날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성장을 위해 선택한 그곳에서 저는 100% 혹은 120%의 나를 아등바등 보여주려고 애썼고,

너무 잘하고 싶은 나머지 저의 온몸을 던지며 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애썼다며 저를 다독일 수 있는 경험이지만 저는 그곳에서 맨땅의 헤딩에 대한 교훈을 얻었죠..


나를 이끌어주고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어 내가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원했는데..


사실 가르쳐주고 이끌어주고 함께 성장하는 회사는 없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며 성장하는 나를 만드는 건 결국 회사가 아닌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죠.


저에게 성장은 지금도 중요합니다. 

성장 때문에 여러 고비를 경험했음에도 아직도 성장이 중요하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습니다. 

네,, 저는 성장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제가 했던 경험은 저에게 성장을 포기하는 선택이 아닌 성장을 위한 방향을 내 안으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성장의 기준이 사회의 인정이고 일을 잘하는 나의 모습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었다면, 

이제 성장의 기준은 맨땅의 헤딩하는 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나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회사라는 공간이 저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저는 성장하는 계속 저를 만들겠습니다. 

여전히 일을 잘하고 싶고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고 싶지만

이러한 이상향들은 스스로를 계속 개발하고 방향을 잡아 협업하는 과정에서 키워질 것임을 믿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가끔씩 지나친 열심이 나를 소진되게 할지라도, 결국에는 멈추지 않을 저를 믿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데미안 글귀입니다. 

기꺼이 성장의 길로 달려가는 나를 나는 믿습니다 :) 

 


위험하고 불길한 성장의 움직임이 문을 두드릴 때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아. 그때 거기로 기꺼이 달려가는 소수의 사람이 우리들인 거야. 그것을 위해 우리가 표식을 달고 있는 거니까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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