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먹고 싶던 어느 날,
시간이 지나도 굳지 않는 쫀득한 가래떡과
꾸덕한 듯 윤기 흐르는 달달한 양념이 생각났다.
'어차피 오늘 운동할 거였으니 뭐'
난 집에서 도보로 45분이나 걸리는 시장에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그곳에는 맛있기로 소문난 분식집이 있다.
막상 몸을 움직이려니 갈 길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더 빠르게 다녀올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기대하며 길 찾기 앱을 켰다. 길 찾기 앱은 최단거리와 편안한 길을 추천해 줬다.
'당연히 최단 거리지'
편안한 길과 달리 가본 적 없던 길이었지만 빨리 다녀와서 빨리 먹고 싶었다.
'그냥 편안한 길로 갈 걸 그랬나'
걸어온 길은 얼마 되지 않은데 벌써 포기하고 버스가 타고 싶어졌다. 최단거리는 시간이 적게 걸리는 대신 스산한 골목을 이리저리 갔다 경사진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험난했다. 찬바람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와 가슴을 따갑혔다.
분식집으로 향하는 경로는 어쩌면 우리의 인생의 경로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인생에도 여러 갈림 길이 존재한다. 목적지를 어떻게 갈 것인지의 선택은 나의 몫이다.
어차피 둘 다 목적지에 도달한다면 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조금 더 안전하고 숨이 잘 쉬어지는 평안한 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