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그러는 거 아닐까?
예수가 산상수훈을 가르칠때 나온 비유 중의 하나로 "너희는 세상의 빛",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는 데에서 나온 말이 "빛과 소금"이다.
굳이 둘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세상에 이로운 무언가를 위해서라면 제 한 몸을 다 희생까지는 아니어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것이 빛과 소금이지 않을까. 차이라면 빛은 밝게 빛나고 소금은 잔잔하게 녹아든다는 것이 다를 뿐이지 않으까. 그치만 명백히 굳이 나누라면 소금N은 소금에 가까운 후배였다. 주변에 잘 녹아들면서도 자신만의 분위기를 절대 숨길 수가 없었다.
모든 대화에서 늘 결말에 언급되는 사람을 떠올릴 때 내 주변에서는 제일 첫 번째로 떠오르는 사람 바로 '소금N'이다. 언제나 모든 대화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 어느 대화와 어느 사람에 어울려도 정말로 잘 녹아드는 사람. 무엇보다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도 않으면서 살짝 숨긴척하려는 그의 어울리지 않는 겸손함이 나는 좋다. 친구도 많고 가진 흥에 비해 더 큰 흥을 원하는 사람. 가진 텐션에 비해 더 큰 텐션들이 몰려오는 사람의 느낌이었다.
늘 겸손한 척만 하는 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저 '착한 척'일 뿐이다. 나에게 소금N은 주변에 잘 없는 정말 드문 사람이었다. 자신을 드러내고 주변에 자신을 알리길 원하며 그걸 솔직하게 말하는 그런 사람이라 신기했다. 그리고 그걸 부끄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부끄러워하진 않았다. 후배라기엔 결이 너무 다른 사람이면서도 왠지 이런 사람을 멀리 두는 건 내 손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제발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말아요. 계속해서 보고 싶단 말이에요"
이 말은 진심이었다. 가끔 그를 따라해보려고 나름대로 연습도 했었다. 그 특유의 조미료 같은 중독성 높은 그 짠맛에 나 역시 중독이 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대화에 끼든 소금N 특유의 마무리가 된다는 점은 정말이지 소금과 닮아있었다.
이렇게 자신만의 맛이 강한 사람이 직장에서는 모른 척, 적당히 하는 척, 하고 있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늘 열심히 한다. 그래서 그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하다. 소금N은 욕망 덩어리다. 빛과 소금 중 소금이라고 지칭하면, 빛을 탐내는 사람이며, 빛이 왜 아닌지 물어볼 정도로 소직한 욕망 덩어리다.
나는 내게 없는 그걸 배우고 싶다. 회사에서는 좀 그래도 된다는 걸 소금N을 보면서 정말 많이 생각했다.
그렇다고 내가 빛이라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
도대체 이렇게 재미없는 회사를 누가 다니는거야...
누가 이렇게 힘든 일을 견디고 어떤 사람들이 이 상황들을 견디는 거야.
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