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도모 Jul 13. 2021

(큐티J)샤랄라 레이스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그녀

그런 사람들이 그러는 거 아닐까?

제목만 보면 무슨 동경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만인의 이상형 같은 그녀를 상상하겠지만, 현실속에 J는 굉장히 친구가 많고 털털하며 자기 주장이 있는 와중에 여리여리한 사람이다. 처음에 옆 팀에 있던 일면식만 있는 사람과 한 팀이 된다고 했을 때에는 굉장이 여성스러운 그 분의 성향을 어떻게 하면 잘 맞출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실제로 한팀에서 일을 해본 그녀는 털털함과 소탈함의 정석이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배려가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만성적인 병. 바로 오지랖을 달고 사는 사람이었는데, 마음 깊이 오지랖을 펼치다가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큰 탓에 마음으로만 삭히고 아는 동료나 집에가서 수다수다 한다는 걸 들으면서 참 많이 웃었더랬다. 홍보일을 업으로 계속 해온 J는 홍보 자체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녀의 소탈함과는 반대로 일에 대해서는 쎄기도 하고 입밖으로 욕을 하지 않으면서도 욕을 하는 신기한 재주의 소유자다.


"나는 이 일을 좋아해." "나는 무엇인가를 사랑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할거야." 를 끊임없이 말하는 J를 보면서 배워야겠다고 정말이지 계속해서 다짐했다. 무언가를 사랑할 수는 있으나 그걸 사랑한다고 입밖으로 꺼내는 건 꽤 대단한 일이다. 가깝게는 부모님이나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면 안다. 일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한다고 말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J의 성격을 옆에서 조금만 겪어보면 그걸 아무 생각없이 말 하는게 아니라, 그렇게 말하기로 용기먹은 것을 알겠기에 더 대단하다고 느낀다.


아마도 어느 날 그녀가 아무나 쉽게 소화하지 못할 샤랄라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왜 그런걸 입고 왔냐고 묻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 좋아하는 걸 표현하고 있는 그 자체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다 귀찮고 버겁고 힘들다고 투덜대면서도 그게 적당한 투덜임을 상대가 알게 하고,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서 자신으로서의 모습에서 어느 한 쪽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을 동경하면서, 남 몰래 좋아하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보는 연습을 했음을 고백한다. 나도 언젠가 J처럼 일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도대체 이렇게 재미없는 회사를 누가 다니는거야...

누가 이렇게 힘든 일을 견디고 어떤 사람들이 이 상황들을 견디는 거야. 

그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젠가 새로운 일을 할거라고 생각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