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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모 Sep 28. 2021

수리비가 250만원입니다.

소비 시리즈 #1 <나는 과연 차를 살 수 있을까>

현대 아반떼 HD를 몰고 있다. 

출퇴근을 하는 용도는 아니다. 

명절을 포함해 1년에 많아야 10번 정도 장거리를 가고,

서울 내에서 마트를 가거나 와이프 퇴근 픽업을 하는 용도다.

내게는 너무 충분한 차라고 생각하고 잘 몰고 있었다.


결혼을 하면서 와이프의 오빠, 그러니까 형님을 통해 받은 차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받았고, 차를 처음 받았을 때만 해도 2~3년만 타고 바꾸자고 한 차였는데,

벌써 5년을 탔다. 08년식 차는 벌써 14년, 24만키로를 탄 차가 되었다.

그래도 와이프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차다. 

2인 가정이 차는 필요할 터였고, 2년만 타자는 차가 아껴준 돈은 생각외로 컸다.

엔진은 여전히 건강해서 고속도로 달릴 때에도 힘이 좋다. 

그런 줄만 알았다. 


5년간 타온 아반떼를 엔진오일 교체와 명절 전 장거리 운전을 염두한 소위 '전반적인 점검'을 부탁하자 직원은 나에게 브레이크며 배터리 교체로 5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식겁하고 일단 알겠습니다 하고 차를 받아 집으로 왔다. 수리는 하지 않았다. 식겁을 한 이유는 지난 번엔 200만원을 들여서 하부 고무패킹이 닳아없어진 부분을 수리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 때는 척추 였는데, 이번에는 관절들을 또 뭐 바꿔야 한다고 하니 갑자기 250만원이라는 큰 수리비가 내게 떨어진 셈이다. 겁이 났다. 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수리를 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차를 바꿀 생각을 한 건 아니다. 

지금 타는 차가 작고 오래됐지만 만족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돈을 세이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고

작은 차는 오래된 아파트의 좁은 주차 면적에도 잘 맞았다.

오래됐기에 내 몸처럼 여기저기 부딪혀도 툭툭 털고 다녔다.

문제는 안전이니, 250만원을 들여 수리를 해야 하는 터였다.

실질적인 돈줄을 쥔 가장 부인과, 차를 넘겨주셨던 형님께 차례로 연락을 드렸는데

의외로 차를 바꾸자는 얘기를 했다.

수리비가 과하다는 것이다.


한 3년 탈 거 생각해서 250이면 괜찮지 않냐 했더니, 

그래놓고 또 다른 수리비가 나갈거라며 차를 알아보라고 했다. 

나는 소나타와 아반떼가 어떤 차이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이건 생각 못한 변수였고, 그렇게 수리비 250만원 견적은 새차에 대한 궁금증으로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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