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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모 Oct 02. 2021

아침엔 볼보 점심엔 아반떼 저녁엔 그렌저 타는 사람은?

소비 시리즈 #1 <나는 과연 차를 살 수 있을까>

요즘 어때? 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요즘 아침에는 볼보를 타고 출근했다가

점심엔 지금 타는 아반떼를 수리해서 타.

그리고 저녁 퇴근할 때는 그렌저를 타지.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아반떼를 탔다가,

그날 저녁 퇴근할 때는 다시 볼보를 탄단다.


제목에 있는 그 사람. 바로 나다. 


이 무슨 스핑크스의 문제 같은 넌센스인지 나도 모르겠다.

그치만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생각이 바뀌는 건 어쩔 수 없다.


직장생활 12년차. 

돈을 모아온 건 이제 8년차.

결혼을 한지는 6년차.

내 차를 보유한 기간은 5년차.

새 차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된 건 이제 5일.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영상들은 

내가 각 차들에 대해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기에 충분히 많았다.

볼보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안한다. 외제차라니. 돈도 없고 여전히 먼 영역이다.

그렌저를 사고 싶진 않다. 이쁘고 훌륭하지만, 차를 그리 많이 안탄다.

지금 차를 수리해서 타는게 경제적으로는 최선이다. 


하지만 상상 속에서는 그런거 없다. 다 탄다.

나는 소비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소비욕은 누구한테 뒤지진 않는다.

욕심이 현실을 못 이긴 케이스다.

하지만 상상으로는 얼마든지 해도 되는게 아닐까.


그렇게 몇일 간 차 관련 영상들에 푹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틈만 나면 아내와 설왕설래를 하며 

없는 돈 쥐어짜며 신용대출로 급한 자금을 막는 것 까지 가는 나의 상상력을 지켜본 아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됐고. 2천만원 이내 중고차나 알아봐"


#.참고로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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