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를 해보고 있어요
1. 파운데이션
먼 미래의 우주가 당연해진 세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스타워즈 류의 우주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작품이다. 사실 갈등이나 관계에 대한 내용은 어설프다. 원래 우주 세계관을 가진 영화들이 그 모든 것을 섞기엔 시간이나 설명이 너무 많이 겉돌기 때문에 이 부분은 봐줄만 하다. 그 외에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영상미는 괜찮은 편이다. 애플TV+에 있는 영상들이 영상미가 있는 것들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영상적인 면에서는 꽤 괜찮았다.
내용이 그리 복잡하진 않다. 시점이 좀 옮겨가지만 대부분 시간의 흐름을 뒤섞는 것이 아닌 설명을 위한 것일 뿐이고, 우주의 법칙 설명에 얽매여있지도 않다. 인물들의 감성을 잘 따라가는 것이면 충분하다. 흑인 출연자가 상당수 차지하는 작품인데, 아직은 어색하지만 뭐 그럴 수 있지 싶다. 다만 너무 어색하게 많다는 느낌은 든다.
원작이 있는 영화임에도 원작과의 유사성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한다. 그만큼 자유로운 창작물이고 영상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거의 별개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만이 유사하지만,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하는지도 다르고, 그래서 집중해서 보여지는 부분도 다르다. 특히 나는 세 명의 '유전왕조'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이 '유전왕조'에 대한 고민이 영화 전체적인 시작점이라는 측면에서 이 드라마는 충분히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편당 1시간, 시즌1이 10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 주말의 10시간을 그대로 갖다 바쳤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면서도 그렇다고 쉽게 손을 놓을 수 있는 그런 시리즈는 아니었다. 새로운게 아니라 몰입해서 보게되는 드라마였다. 애플TV+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우주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완전 추천작.
2. 테드 레소
시즌2까지 나와 있는 테드 레소 는 미국의 스포츠 코미디 드라마다. 이제 시즌 1의 7편까지만 본 상태. 스토브리그류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좋아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그보다는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스토브리그를 좋아했던 1인으로서 내가 빠졌던 이유는 냉정한 분석과 차가운 해결. 따뜻한 격려였다. 그렇지만 데트 레소에는 그보다는 더 높게 사는 유쾌함이 있다.
삶에 빠질 수 없는게 있어야 한다면 사랑이겠지만, 사랑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건 위트, 유쾌 같은 단어로 비춰지는 밝은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너무 밝고 낙관적인 전망을 수없이 내뱉기 때문에 결국은 개인의 아픔을 짊어지지만, 그 아픔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무조건적으로 낙관주의자라고 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다름에 대해서 받아들일 줄 알면서도 그 외 대부분에 대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유쾌하게 삶을 살아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좋다.
드라마를 보면서 뭔가 밝고 나도 모르게 웃음짓고 싶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미국식 코미디라 내가 많이 못 알아 듣는 것도 많겠지만, 나도 저 주인공처럼 밝고 유쾌하고 낙관적으로 삶을 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거기에 스포츠라는 자극성도 담겨 있고, 적당한 음모와 따스함이 섞여 있다. 이런 드라마는 킬링 타임용처럼 보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웃을 일이 없거나 웃고 싶지 않거나 웃음에 조금 인색해지는 그런 날. 밤 늦게까지 틀어놓고 실실 웃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맥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그런 드라마로 틀어놓으면 된다.
다행히 어제 밤 맥주는 마시지 않았다. 오늘을 더부룩하게 살고 싶진 않았다.
애플TV에서 본 드라마 두 개 다 성공적이었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