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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애인, 둘 중 누구를 구할것인가

역시나 최고의 사랑은 부부였다

by 유원썸

제주방언으로 수고하셨습니다란 뜻인 "폭싹속았수다",

그 제목의 드라마가 한동안 화제였던 시간이었다.


연기라면 질소냐의 명배우들과

"나의 아저씨"를 만들었던 감독에

"동백꽃필무렵" 작가에

눈호강이 절로 되는 고퀄러티 영상에

그 때는 그랬지 레토르감성등

뭐하나 시비걸게 없는 그런 드라마중의 하나였다.


시작은 쬐그만 것들의 꽁냥꽁냥과 티격이더니

어느 덧 불타는 청춘을 박보검, 아이유 두 동갑나기가 어른아이할 것없이 설레게하고

그 둘이 아이를 낳고 늙어가는 모습은 박해준, 문소리가 바톤릴레이를 너무 잘 받아

피니쉬리본까지 한 마디로 팀웤이 끝내줬다.

주연 아이유의 1인2역이 어색하나싶을 때는 빌런급 조연의 등장으로 커버되었다.

10대부터 40대까지의 나이는 양갈래따개머리와 금테안경이 열일했다.

새삼 느꼈다.

'금테안경이 나이들어보이는구나'


다들 재밌다 울었다 감동이다고 하니 대화에 끼어들기위해서라도

장안의 화제작은 봐줘야한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던 금명이의 짝은 지애비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아빠에게 받았던 사랑

그못지않게 남편에게 받을테니 금명은 얼마나 축복된 인연인걸까


이 드라마에 딱 한 명, 악역이었던 첫사랑 영법의 어머니는

남의 자식가슴에 못질

그 어머니가슴에도 못질이었지만

제일 큰 대못은 자식가슴에 박았다.

극중 영범어머니역할이었던 (고)강명주씨에게 그 소회를 묻고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방영이 되기 전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한다.


그나저나 결혼반대는 어째서 늘 있는 집들의 몫일까

왜 있는 집들은 상대방의 재산이나 명예나 직업, 부모님의 직업이 궁금하고

잣대일까?

우문이다.

이미 그들은 비슷한 환경과 문화, 재산의 정도에 따라 결혼했을테고

그게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다는 것을 경험치로 알기때문이다.


서민, 없는 집이라고 자식결혼에 반대할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종교가 달라서

성격이 이상해서

기타등등의 이유에 내 자식이 행복하지않을 것 같을 때의 반대다.


그럼에도 영화 드라마 픽션의 결혼반대는 늘 있는 집의 몫이고 텃세고 그들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모양새다.

오랫동안 공식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지않은가

" 이 돈 줄테니까 우리 애와 헤어져"


자식을 믿지만 자식의 선택은 믿을 수 없는 아이러니는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지만

극중에 너무 몰입한 탓인지 영범의 불행한 모습이 절대 꼬습지않다.


아들이건 딸이건 결혼은 부모와 하는게 아닌걸 알면서도

나를 비롯, 비슷한 또래들은 세상살이가 녹록치않았기때문일까

걱정이 많다.

사서 걱정이고 미리 걱정이다.


관식이가 부모의 반대에 깨갱하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관식의 성격상 성실하게 가정은 꾸렸겠지만

애순이만큼 아끼고 위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행복했을까


마지막화까지 정주행하면서 열렬하게 봐 온 지인들이 말한다.

"결국, 최고의 사랑은 부부야. 끝까지 갈 사람은 배우자라구"






몇 년동안 연애해 온 아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장난치듯 물었다

-만약 엄마와 너 애인이 물에 빠졌으면 누구를 구하겠느냐?

나도 아들의 연인도 수영을 못한다.

-둘 다 구해야지

-아니야 딱 한 사람만 구할 수 있어

-글쎄

아들은 논리적이지않는 질문에 시쿤등하다

-구명조끼가 하나 있어 누구에게 던져줄거야?

- 딱 가운데. 양쪽에서 붙잡고 나오라고 할거야

아들은 더 이상 나의 질문에 관심이 없다.

나 역시 녀석이 나를 구했으면 좋겠다나 녀석의 효심을 의심해서 한 질문이 아니기에 거기까지였지만 폭싹의 영향때문이지 미리 말해두고싶었다.

-나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다.

난 아들이 내가 아닌 배우자가 될 상대방을 구했으면 좋겠다.

아마도 모든 부모는 자녀의 배우자 구하기를 바랄 것이다.

부모가 살만큼 살아서가 아니다.

부모가 소중하지만 평생 함께 할 자신의 반쪽만큼은 아니다.

그 반쪽과 이룰 가정은 내가 이룬 가정만큼 소중할테고 지켜야하고 지키고싶을테니 그렇다.


두 사람이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공식같은 이 과정에서

가끔 잊는다.

자녀에 대한 사랑은 어디까지이며

부부사랑은 어디까지인지.


자식에 대한 의무와 사랑은 다하되

정말 내 옆에 끝까지 함께 할 사람은 자녀가 아닌 배우자라는 걸

새삼 깨우치게해준 폭싹...


픽션속의 가정과 가정에 대한 감동은 바로 우리집이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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