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기억을 나누던 중 한 지인이 " 난 엄마에게 맞고 자랐다"라며 하소연을 했다.
즐거운 분위기였고 아동학대하고는 전혀 무관한 집안인 것을 잘 알기에 어떤 때 맞았냐라고 묻고 내용을
들어보니 모두 그 어머니편이 되었다.
" 맞을만하네.. ㅎㅎ"
" 내가 맞을 짓 한거야?"라고 되묻길래
" 응.. 맞을만 해!" 하고 단언했다.
"ㅠㅠ"
한 친구는 나처럼 딸부잣집에서 태어나 그 당시가 그러하듯 귀한 대접을 받지못했다고 했다.
한번은 마당에서 놀다가 선인장에 넘어졌는데 그 어머니가 아이를 확 밀면서
"아니, 선인장을 깔아뭉개면 어떡해?" 라며 딸보다 선인장을 돌보시더란다.
나도 마찬가지다. 벌레 한 마리가 방안에 들어와서 그것을 잡는다는 게 그만 유리창을 와장창 해버렸다.
큰 소리에 놀라신 엄마는 유리깨진 것에 화를 내셨다.
" 아니. 선인장에 찔렸을까봐를 걱정해야지."
" 아니, 유리창 파편을 걱정해야지"
각자의 하소연은 웃음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아이구야~ 우리의 엄마들은 왜 그렇게 동산을 중요시여겼을까?
선인장 사건의 친구는 자신의 어머니가 훈육했던 방식은 좋다고 했다. 집안에 회초리가 있었는데 항상 보자기에 둘둘 말려서 장농위에 얹어놓으셨단다. 그것을 가지러가는 이유는 아이가 분명 잘못했을 때였고 주변에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대로 혹은 손찌검으로 혼을 내지는 않으셨단다.
어릴 적 맞았던 그 아픔의 정도는 당연히 기억나지않지만 엄마의 공포스런 눈빛, 그 상황이 무서웠던 건 기억난다.
늙으신 어머니께 " 그 때는 왜 그렇게 무섭게 하셨어요? 지금은 이빨빠진 호랑이지만." 라며 물었는데
" 예전에는 수왈락(나대는)거리는 아이들, 다 그렇게 잡았지"
맞지않으려면 줄행랑을 쳐야했다. 가장 매를 맞지않은 언니는 잘해서가 아니고
" 우리 엄마 미쳤어요~" 외치며 뛰쳐나갔단다.
아이들은 어쨋든 잘못을 하면서 자란다.
때로는 거짓말, 때로는 실수, 때로는 의도가 심히 걱정되는 행동들. 훈육이 절대 필요하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에 맞았던 경험이 있는 어른 세대는 한 번의 매로 교실이 조용해지고 반성을 하고(근본적인 반성이 아니더라도), 매가 무서워라도 같은 일탈을 하지않았었다.
10명중 7명은 출석부와 교과서 그리고 기다란 막대기를 갖고 다니셨다. 머리가 커지면서 맞을 일이 줄어들었고 그 매는 지시봉이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기억되는데 남자선생님이 담임이었다. 앞의 상황은 모르겠고 한 여자아이가 바닥에 엎드려 뻗쳐를 하고 있었다. 모두들 쥐죽인 듯이 고요했다. 성이 난 선생님은 좀처럼 진정하지못하고 하늘로 솟은 엉덩이를 쓰레빠로 걷어찼다. 아이가 옆으로 고꾸러지고 다시 엎드려뻗쳐를 했다. 뭔가 크게 잘못했구나, 선생님의 행동이 과하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치만 이후 그 남자 선생님이 상당히 무서워졌다.
" 너 원자폭탄이라고 해봤어? 이렇게 다리를 직각으로 세우고 손은 앞으로 그렇지 그렇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스쿼트자세다)
" 선생님들이 때릴 때 꼭 피하는 애가 있었어. 손을 샥하고 빼는 거야. 화가나서 한대가 두대되고..."
" 책상위에 올라가서 무릎 꿇고 한시간이고 손을 들고 있는거야. 중간에 손을 내리면 시간이 연장되는거지.."
각자의 경험담은 당시만큼 공포스럽지는 않지만 70명이 넘는 아이들을 지도하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게 매였을게다.
아이들을 키우는 양육자의 입장에서 정말 정말 아이가 잘못해서 야단치고 때린 것에는 후회도, 미안함도 없는데 내 기분에 따라 화를 내고 특히 순간적으로 손찌검을 한 경우는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미안하다 사과를 해도 그 찝집함은 여전하다.
상대방은 어쨋든 백퍼센트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어린 아이들아닌가
한동안 학교앞 문방구에 "사랑의 회초리"란 막대기를 팔았는데 사오면 뭐하나 아이들이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 부러뜨리기 일쑤였다. 보자기에 돌돌 말아 높은 곳에 얹어놓았다면 그것을 가지러가는 몇 분동안은 내가 진정이 될 것이요 아이도 반성의 시간이 되지않았을까
고등학교 은사님들을 모시고 홈커밍을 했었다. 우리가 나이먹은만치 그들도 대부분이 노인이 되어 나타나셨다.
박수소리가 이어지고 한 말씀들 하시는데
" 여러분한테 미안합니다. 잘 되라고 때린 건데 그래도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립니다"
차순의 선생님도 역시나 같은 멘트를 하셨다.
한 여자선생님께서
" 앞의 선생님들은 다 미안하다라고 하는데 난 회개하지않습니다. 내가 그렇게 했기에 여러분이 잘된겁니다. 눈감고 봐주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줌마가 된 학생들은 웃었다. 감정이 없었다. 맞은 게 대수인가란 표정이었다. 어른이 되고보니 잘못해서 맞은 매에 원한을 가질 이유도, 여유도 없다.
니가 가라 하와이란 명언을 남긴 "친구"라는 유명한 영화에서 담임이 일탈한 자기반 학생을 때리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이 맞던 매를 잡는다. 맞아서 화가 나기보다
"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란 말에 욱했던 것 같다.
잘못한 것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혼을 내는 자도 받는 자도 납득이 간다.
그런데....이상하게 매를 들고 훈육하다보면 쓸데없는 구구절절이 나온다. 감정이 이입되고 가만히 맞고 있는 아이가 내게 반항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와중에 남자아이들은 말한다.
" 잔소리 1시간보다 그냥 몇 대 맞고 끝나는게 낫다" 라고
사실 때린다고 달라지고 변화된다면 공자도 부처님도 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을거다.
꽃으로도 때리지말라라고 한 말은 진짜 공감이 된다. 은퇴한 선생님들이 아줌마가 된 학생들앞에서
잘 커줘서 고마워요~라던가 어째 나보다 더 늙었어?~등의 조크보다 때린 것이 미안해요란 사과는
내가 내 자녀를 내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때린 것에 죄책감을 가진 것과 비슷할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무섭게 때리는 양육자가 있단다.
아동학대는 노인학대로 이어진다는데 최근, 평점 9가 넘는 조커라는 영화를 보고나서 아주 찜찜했던 이유가
그거였다.
마구 마구 때리는 양육자는 나쁘다. 짝~은 박수칠 때만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