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가 하지않았어?

by 유원썸

#그래도내가하지않았어

란 일본영화가 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905

어느 날, 일상처럼 북적이는 전철을 탄 가네코는 하차한 순간 성추행을 한 치한범으로 지목받는다.

그의 승차부터 하차까지 지켜보고 있던 내 눈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카메라의 비법인가

그의 표정에 전혀 의도가 없어보였던 치한의 흔적을 조심히 따라가본다.


피해자는 어린 여학생이다.

그 녀 주변으로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고 약간 의심스러웠다.

가네코는 하필 닫힌 문틈 사이로 자신의 소지품이 끼는데 어쩐지 끙끙만 댈뿐 해결이 안된다.

가네코의 성품인지 그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않고 내내 포기한 듯 한숨을 쉬다 다시 끙끙.


다음 역에 문이 열릴 줄 기대하던 것과 달리 문은 게속 반대쪽만 열리고 가네코는 답답하다.

그를 얼핏 보던 어느 여자승객.

그 녀는

" 저 사람이 치한이예요" 란 피해자와 역무원의 등장에 순간 머뭇머뭇하더니 이내 발길을 돌린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아닌데...긴가...공연히 나섰다가 일이 커질까...란 그런 반반의 표정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했냐 안했냐보다 일본의 불합리한 법 시스템을 고발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는데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영화가 권선징악에 주인공의 승리를 보여주는 것과 반한 열린 결말이다.

" 그래도 나는 하지않았어"



예민한 문제이긴하나 곰탕집식당에서 일어난 성추행사건의 진실공방도 그렇고

새해 첫 날부터 올라 온 - 8년 징역을 맞았다가 무죄판결이 된 성폭력 항소 - 기사도 그렇고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속을 뒤집어보이고싶은 심정일게다.


전자는 유명하니 패스.

후자는 혼자 사는 30대 남자가 지인의 부탁으로

외부인을 집안에 들여놓는다.

1명이 아닌 5인이었다.


무려 5명의 한 가족이 작은 방에서 기거하다보니 좁고 어쩌다 자신의 방까지 영역을 넓힌 것.

가족은 30대 남자의 집을 떠났는데 이후 아이의 증언으로 피소된다.

처음 일관성있는 증언에 8년 징역을 선고받았던 집주인은 증거부족과 또 다른 증언으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란 내용이다만

ing형이라 어떻게 변할 지 몰라 조심스럽다. 누구 말이 진실이든 한 쪽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검은 머리 거두는 게 아니란 댓글이 많다.

이러니 선한 사마리아법이고 뭐고 꽁꽁 빗장걸게 되나보다.




고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그 때는 바바리맨이 여중, 여고앞에 꼭 출몰해서 비명을 지르게 하거나

터질 듯한 버스, 전철안에서 유사한 범죄(?)가 종종 일어나곤했다.


나는 전철을 타고 다녔는데 환승을 필수적으로 해야했고 환승역 전전 정거장부터

사람은 인간이라기보다 짐짝수준으로 구겨지기 일쑤였다.


그 날도 너무 많은 사람들에 밀리고 밀려서 나는 문이 열리는 바로 옆 모서리에 기다란 원통모양의

손잡이가 어깨를 짓누르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옷이 두꺼워도 사람들이 밀때마다 그 짓누름의 고통이 가해졌다.

말이 좋아 칙칙폭폭이지 얼른 정차하기만을 간절히 바래보는 중에

느닷없는 손이 내 신체에 와닿은 아주 기분나쁜 일이 벌어졌다.

불가항력이다. 이 많은 사람들을 삼국지의 장비처럼 밀어버리면 되는데 그렇지못하잖는가


나는 정체모를 그 손목을 확 잡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었는데 나는 그 손 주인의 얼굴을 일부러 보지않았다.

그건 어떤 여자나 같은 마음

즉,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얼굴을 인지할 때 후폭퐁이 두렵기때문이었다.


몇 초후 예정대로 정차, 문이 열렸고 나는 그 손을 얼른 놓고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아침부터 재수가 없네. 아휴, 진짜 이런 우거지상을 하고 인파속에 파묻혔는데

갑자기 빠르게 지나가는 남자 목소리

" 죄송합니다."

나보다 조금 더 큰 체격의 비교적 적은 체형이었다.

뒤통수로 남자란 것만 확인했지만 순간 충동을 못이긴 자괴감이랄까 그런 목소리였다.


친구들은 물었다.

-어떻게 손목을 잡을 생각을 했어?

-그럼, 어떻해? 당하고 있어?

-와, 용기있다. 그 인간도 순간 어떻게 되었나보다.

-그 인간이 뒤에서 해고지라도 함 어쩔뻔했냐


차마 거기까지는 생각못했는데 식겁했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붐비는 대중교통에서 원치않는 상황을 피하기위한 전문가의 조언은

가운데 서지말고 벽을 기대고 가방을 등에 매지말고 배쪽으로 돌려놓아라~다.



순간 어떻게 되어 실수하는 인간도 있겠지만 사람많고 붐비는 곳을 범행의 최적지로

여기는 인면수심도 있을게다.

요즘은 cctv가 잘 되어있는데다 워낙 관련 메뉴얼이 잘 되어있어서 전철안의 이런 성추행보다 오히려

책과 노트북이 가득한 백팩때문에 고충이 크다는 전철풍경이다.



영화 제목이 "그래도" 다.

even though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가네코에게 그리 유리하지않다란거다.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관객이 놓친 부분이 있을까


데미무어와 마이클 더글라스가 공연한 영화, 폭로(disclosure)

여자가 상사고 전애인이다.

더글라스 가문에 있는 이 턱보조개, chin dimple이라고 부르는데 미국인의 시각으로는

이게 꽤 매력적인 부분인가보더라.

그래서인지 여자는 남자에게 대놓고 대쉬하나 거절당하자

남자에게 성희롱을 뒤집어 씌운다. 누가 생각해도 남자가 그랬겠지. 그러려니했지만

반전!!!


yes means yes, no means no

이 멋진 판결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사이다급 영화였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678



남자와 여자가 단 둘이 있을 때는 반드시 문을 반쯤 열어놓아라란 비강제성 규칙이 있다.

세상의 반이 남자다.

나도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들을 키우고 있으니 그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란 규칙이

더 이상 여자만을 보호하는 방어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투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미투까지 가지않도록

남자나 여자나,

여자나 남자나

혹은 남자나 남자나

혹은 여자나 여자나

말해야 하고 알아들어야 한다.

yes means yes

no means no


우리가 살면서 꼭 지키고 필요한 예의는 유치원때 배운 걸로도 충분하단다.


(사진은 다음영화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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