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잘못된 만남도 마음아프기는 매한가지

by 유원썸

최근에 프랑스영화를 보았다.

"나의 딸, 나의 누나"라는 제목이다.

마을 축제가 열리고 그 중에 알랭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진행자가 "나와서 노래해~" 라며 아빠인 알랭을 부른다.


모처럼 마이크를 잡는 아빠,왕년에 한노래하셨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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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익은 아주 오래된 노래

" 테니시왈츠"를 부르는 사이 성인이 채 되지않은 딸,

캘리가 누군가와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주더니 시야에서 사라진다.


즐거웠던 축제는 악몽이 된다.

"그 나이에는 단순가출도 있고..."

딸의 친구들도 그닥 도움되지않는다.

" 잘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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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은 미친듯이 딸을 찾아다니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다.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 9.11테러가 일어나기 직전이며 미국과 빈라덴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던 때였는지 딸을 데려간 사람들의 정체와 과정은 그쪽 부류다.

복잡하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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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빠를 대신해 남동생 키드가 다시 누나를 찾으러다닌다.

나의 딸, 나의 누나라는 제목처럼 가족애가 끈끈하지만 의외로 엄마는

" 캘리가 아이를 낳았대요. 잘 지내고 있다잖아요" 라면서 남편의 과한 집착을 나무란다.

정말 의외다.

엄마는 왜 자신의 딸인 캘리의 실종에 그닥 걱정하지않는걸까?


우여곡절끝에 누나 캘리를 마주하는 키드.

머리에 터번을 쓴 무슬림이 된 낯선 모습에

키드와 캘리 모두 말을 잃는다.


남의 문화나 정치를 이해하기가 쉬운가마는 이슬람은 더더욱 그렇다.


영화초반 알랭이 부른 테네시왈츠, 들어보면 알겠지만 감미롭기가 그지없다.

패티페이지가 음성에 딱 맞았는지

당시 600만장이 팔렸고 이후 테네지주가(歌)가 되었단다.

내용은 미국판 잘못된 만남이다.


I was dancing with my darling To the Tennessee Waltz

난 테네시왈츠에 맞춰 왈츠를 추고 있었지

When an old friend I happened to see I introduced her to my loved one

내 오래된 친구를 만났을 때 내 사랑에게 소개시켜주었지

And while they were dancing My friend stole my sweetheart from me

그들이 춤을 추는 사이 내 친구가 내 사랑을 빼앗아갔어

I remember the night and the Tennessee Waltz

난 테네시왈츠와 그 밤을 기억해

Now I know just how much I have lost

이제 알겠어 얼마나 많이 잃었는지

Yes I lost my little darling

그래, 난 내 사랑을 잃었어

The night they were playing The beautiful Tennessee Waltz

https://www.youtube.com/watch?v=JZ1LgEVvI_Q

그 짧은 순간에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 애인을 뺏긴다...

어느 정도의 연인관계였는지 가늠이 된다.


남자가 그닥 좋아하지않은 여자만의 기울어진 사랑일 수도 있고

친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던가

대단한 건

남겨진 사람은 자신을 배신한 두 사람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이 없다는 것.


오십을 넘긴 김건모가 지금은 부르기힘들다는

"잘못된 만남"

김창환작사작곡이며 원제는 아름다운 이별이었단다.

국내 최단 기간 최대판매량의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이 노래역시

같은 내용이다.


두 사람을 믿었기에(중략) ..너와 내가 심하게 다툰 그 날...

너와 내 친구는 연락도 없이 날 피하는 것 같아..(생략)


빠른 비트라 가사를 모르면 춤을 추고싶어진다만

가사는 온통 가시다.


사랑도 잃고 친구도 잃고 가사처럼 있을 수 없는 일, 없었으면 더 좋았을 일이다.


미국판이나 한국판이나 내가 잘 아는 친구에게 내 애인이 마음을 두었다는게

견뎌내기 힘든 아픔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런말이 있지않았나

애인에게 나보다 잘난 친구

절대 델고가지마라..ㅠㅠ



영화 나의 딸, 나의 누나 초반과 중반에 흐르는 이 테네시왈츠는

감독의 어떤 의도일까

딸이 실종된 날을 잊을 수 없다

딸의 실종도 잊을 수 없다


마지막 낯선 누나를 바라보는 동생의 표정은

엄마의 말대로

찾지말았어야했나싶다.



감정이란게 이성과 상식에 준해

움직여줄 때도 있지만

가끔은 탈선한 기차처럼 저맘대로 가기도 해서

남의 귀한 사랑에 손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상식에 준한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남은 자에게 잘못은 없다.


마음이 뜬 애인을 붙잡을 이유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잘 먹고 잘 살아라~의 비아냥이 덕담이 되는 때가 분명 온다.


그래도 내 애인을 뺏고

내 친구를 탐하는건

드라마에서나 재미거리다.


그러나

애인이 아닌 가족을 빼앗기는건 평생 잊지못할 한이다.


하물며

왈츠 몇 분만에 종교를 위해

자신의 세컨, 서드 아내로 데려간 행위는

문화나 정치를 떠나서 재발되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