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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옥을짓다 May 09. 2022

나무 건축의 실무와 시공

합판 나무를 대신하다.

 추운 날 땔감으로 사용하거나 건축 재료로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던 나무는 인간의 기술 발전과 함께했다.  인간이 살아 가는 공간이 커지면 커 질수록 넓고 굵은 나무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굵은 나무는 넓은 판재를 얻기가 용이한 반면 자라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건조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틀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불편함을 먼저 해결하려 했던 이들이 고대 이집트인들이다.  당시 그들은 파피루스를 원료로 종이를 만들었다.  여러장을 겹쳐 층을 형성 할 때마다 서로를 직각되고 교차시켜 접착제로 굳이는 과정을 착안해 여러 겹의 얇은 나무를 같은 방식으로 접착해 문제를 해결하였다.


파파루스 종이 엮기와  현재 사용되는 합판 구조

 기원전 1323년 만들어진 투탕카멘의 삼나무 관에서 여러 겹의 나무를 겹쳐 만든 옛 장인들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판재들은 고급스러운 가구나 성형이된 장식품으로 만들어져 고대인들에게 사랑을 받기도 했다.  특권계층에게만 허용된 이런 가구들은 산업혁명 이후 기계 설비를 갖춘 큰 공장들이 등장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대량 생산과 산업적 규모를 갖추게 된다.  


BC 1323년 제작된 투탕카멘의 관 / 1937년 최초로 만들어진 조립식 주택(미국)


 합판의 성형(모노코크)


 근대 들어 이 혁신적인 목재 합성물은 당시 삶을 살았던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에게 나무보다 강하고 유연성 좋은 재료로 평가받으면서 이전 양식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과 가구들을 선보이게 된다.  1910년 유럽에선 베니어 판(나무를 얇게 켠 판재)에 열을 가해 곡선 형태의 비행기 동체를 생산하면서 합판의 쓰임을 확대 시키는 개기를 만들었다.  


1910년대 만들어진 모노코크 / 1941년 2차 대전에 사용된 드하빌랜드 모스키토 (DeHavilland Mosquito)


 기존 비행기 동체는 조립에 의해 만들어져 이음부에 가해지는 작은 충격에도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단절되는 경우가 많았다.  열을 가해 만들어지는 성형합판은 이음부 없이 하나의 단일 몸체로 만들어져 하중을 동체 전체가 받는 구조가 되었다.  이를 '모노코크'라 칭했는데, 2차 대전을 격게 되면서 하늘을 가장 높이, 가장 빠르게 나는 드하빌랜드 모스키토 (DeHavilland Mosquito)를 선보이게 되면서 미래를 선도하는 비행기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이후, 성형 합판의 쓰임은 자동차, 철도, 선박과 요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1930 / 1947 만들어진 DCM 성형합판 의자 /  1942년에 만들어진 다리 부목

 

 산업혁명 이후 사회적 시스템은 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만성적 주택 부족 현상을 낳았고 세계대전과 대공항으로 인해 저렴한 주택의 수요는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공사 비용이 낮고 쉽게 시공될 수 있는 조립식 주택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결국, 조립식이라는 말은 공장에서 표준화된 재료를 생산하여 특수한 기술없이 현장에서 조립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되었다.  1928년 미국은 현장에서 시공 될 수 있는 판의 크기를 4피트 x 8피트 (1220mm x 2440mm)로 규격화 하면서 오늘날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2차 대전은 합판의 기능을 다양화하는 시험장이 되었고 군용막사에서 항공기, 보트에 이르기까지 나무로 만들 수 있는 모든것을 합판으로 활용했다.  전쟁후 경제 성장과 베이비 붐은 주택시장의 활기를 불러 일으켜 합판산업이 발전하는 계기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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