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상 : 역시나 잠을 못 잠. 거의 2시간에 한 번씩 깬 듯. 일하다가 순간순간 울컥해서 밖에 나갔다 옴. 기운이 매우 없고 삶에 대한 의욕도 없음. 약을 더 세게 바꿈.
오늘은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금요일에 제출하고 병가를 내야지!
이 일념 하나로 이번 주를 버텼습니다.
그동안 저를 힘들게 했던 전화 한 통,
그 아이의 아버지가 이번에는 국민신문고까지 올리셨더군요.
예~ 아주 잘하셨어요.
화내고, 소리 지르고, 귀찮게 구는 사람에겐
언제나 져주는 게 이 나라 시스템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받는 모욕과 스트레스는
늘 담당자의 몫이지요.
그래서 많은 공무원과 선생님들이 경험과 능력을 내려놓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는 거겠지요.
이제 저도 곧 그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도리를 말하지 못하고,
설득을 포기해야만 살아남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블랙컨슈머가 판치는 기업들,
억지를 부리면 다 받아주는 관공서,
무서운 학부모가 선생님과 아이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교실.
참 무서운 나라입니다.
작은 새우 같이 미미한 저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것이
죄처럼 느껴지는 세상.
살아있는 듯, 죽은 듯 경계선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오늘 두 달 병가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세 달 쉬지도 못할 거면서, 세 달 진단서 받아서 뭐 해요?”
그 말이 뼈에 박혔습니다.
소심한 저는 사실 한 달 정도만 쉴 생각이었거든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조직도, 세상도 나를 버렸는데 까짓것 두 달 쉬는 게 뭐 어떻다고.
그냥 쉬어버릴 거예요.
소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키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