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고양이의 평균 수명, 한 달.
그동안 일이 바빠 글을 남기지 못했다.
너무 다행스럽게도, 우리 라따는 평균이라는 한 달을 넘기고 잘 지내고 있다.
'잘 지낸다'의 기준은 너무나 주관적이지만,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있으니...
일상 생활을 '잘' 수행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그동안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폐에 물이 차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늘 몸이 들썩이고,
켈록켈록 기침을 연달아 하기도 하고,
밥을 급하게 먹은 건지 소화가 안 된 건지 사료토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 라따는 씩씩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내고 있다.
지난번 산소방을 주문해서 생리식염수를 사서 네블라이저를 켜 보았다.
치이익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산소가 다소 무서웠는지
도망가기도 하고, 산소방에 설치해 놔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아서
익숙하게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네블라이저를 켜지 않은 산소방에는 잘 들어간다.
엄마가 편하게 있으라고 스크래쳐와 인형도 넣어주었다.
문제는 네블라이저를 켜기만 해도 도망간다는 점?
인간 얼굴에 대고 괜찮다고 표현해주지만 겁 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며칠 전 다시 병원을 다녀왔다.
진통소염제를 조금 더 받아올 겸, 라따의 상태를 전할 겸 나 혼자서만.
2주 정도 얼굴을 비추지 않다가 다시 온 나를 보고 의사 선생님은 안도하시면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안타까움에 입을 다무셨다.
폐에 물이 찬 것을 빼낼 수는 있지만,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면 다시 차오를 거라고 했다.
그런데 라따가 약을 먹는 것에도 이렇게 거부감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면
병원에 오고 가고, 치료를 받는 행위가 굉장히 괴로울 거라고.
어쩌면 더 일찍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나는 결국 겁쟁이처럼 포기해버렸다.
라따가 덜 스트레스 받고, 덜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하게 집에서 여생을 지내고 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니까.
어떤 게 옳은 지는 모르겠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집에서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릉거리는 이 작은 고양이를 보면
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희망과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라따의 모습에 이대로 더 있어도 된다고,
어쩌면 마음의 준비를 천천히 해도 괜찮겠다고 나 스스로를 속이면서.
오전에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켈록대는 기침 소리에 깼다.
라따가 계속 기침을 연달아 하는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지켜만 봐야 하는 순간에 무력감이 들었다.
진통제를 놓아줘야 할까? 하지만 그러다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행히 기침은 2-3분 내에 멈췄지만,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우리의 인연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내가 널 떠나보낼 준비를 이제는 정말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쓰지도 못한 사료와 간식과 용품들을 돌아보며
그리고 이불 한 구석에서 웅크려 잠만 자는 너를 보며
슬픔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눈물을 삼켰다.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남아있을지,
보이지 않는 시계 초침이 계속 움직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