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네버랜드에서는 영원히 아이로 남을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저에게는 벽장 속의 세계도 마법 학교도 팅커벨의 제안도 찾아오지 않은 터라 성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직 어른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한참 어리게 보일 이십 대 초반. 그나마도 내년이면 중반이라 불릴 나이인 스물 셋은 법적 기준 성인입니다.
성인이라니! 저는 아직 청소년인데요? 법적 기준 후기 청소년이라고요! ……라는 비참한 반박도 삼 개월 후면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아직 '네버랜드'를 꿈꾸고 있는 자발적 피터팬입니다.
동심을 꿈꾸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 아닌가? 싶지만, 몽상에는 끝이 없으니까요. 정신 차려보면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현실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 데뷔 3년 차 작가. 남들 앞에서 저를 소개할 때 대표적으로 쓰이는 직업입니다. 충북 및 전국 청소년정책위원, 디지털 노마드(지망생), 프리랜서 강사 등의 보조 사이드잡은 남들이 알거나 말거나 그다지 영향력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제외하고요.
2001년 생, 스물 셋. 만 나이가 사라진 올해로는 스물 둘. 흔히들 말하는 MZ세대에서 Z세대를 맡고 있습니다. MZ 본인도 몰랐던 MZ세대라는 단어를 이제 '밈'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걸 보면, 역시 유행어는 여론이 만드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십 대, 학교 밖 청소년을 지나 청소년 작가로서의 활동을 졸업하고 새 시대의 청년으로서 자리에 선 지금. 저는 MZ세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필자의 일상 생존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그 MZ 중에서도 좀 더 유별난 MZ라는 점이 차별점이 되겠네요.
인생 까짓것 그냥 살면 되지, 뭘 살아남기까지 하냐?
그러게 말입니다. 후크 선장이 되기 싫은 자발적 피터팬의 보잘것없는 일상을 노골적으로 보여드릴게요. 이번 기회에 저라는 사람이 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가 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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