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차. 열흘을 넘기다

100일도 기대할 수 있을까?

by 나은진



KakaoTalk_20250604_130236078.jpg?type=w1





따끈따끈한 어제 자 라따 사진.

푹신푹신한 이불 위가 마치 자기 침대인 것처럼

식빵 굽고 드러눕고 자고... 오늘 출근하기 전까지도 자고 있었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곳이 생기면 자기만의 숨숨집이 되어 치울 수도 없다.



새벽 사이 부어놓은 밥이 많이 줄어들었다!

가현이가 가져온 츄르를 열심히 먹나 싶더니

입맛이 그사이 늘었나, 밥이 줄어들고 토한 흔적은 없어서

소화를 하긴 하는구나 기쁨의 춤을 췄다. (진짜로)

신선한 물도 꾸준히 마셔주고... 점점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 같다.



라따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지 오늘로 열흘이 되었다.

짧으면 17일, 평균 30일이라는 선고일을 넘으려면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지금 상태를 보니 너와 한 달은 함께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며 끌어안았다. 물론 라따의 의사는 없다. 싫어한다.





KakaoTalk_20250605_165613423.jpg?type=w1
KakaoTalk_20250605_165613423_01.jpg?type=w1





열 일곱살의 첫만남을 떠올려본다.

이모네에서 형제 고양이를 키우다가 둘이 너무 싸워서

어쩌다보니 우리가 한 마리를 넘겨 받아 키우게 된 거다.

이름은 각자 '라따'와 '뚜이'. 그 모 영화에서 따온 이름 맞다.



산책냥이인 코숏 엄마와 스트릿 출신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6남매로 시작해 가정분양으로 받아온 우리 라따.

이모네에서는 이모부가 무서워 사람 사는 화장실 바닥에서 배변하다가

우리집에 와서는 모래 화장실에서 잘 배변을 시작했다.



처음에 왔을 땐 책상 의자, 이불, 컴퓨터 본체(!!)에서 잠만 자더니

어느새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서 무거워지고 몸집도 커지고

새벽부터 이른 아침마다 우다다를 시전하며 잠을 깨우던 고양이가

이제는 가족들이 출근하건말건 잠이나 퍼지게 잔다.





KakaoTalk_20250605_173340287.jpg?type=w1




옛날 사진을 보면 혼자서만 삼색이다. 머리도 젤 크다 ㅋㅋ

왼쪽에 있는 성질 나빠 보이는 흰색 고양이가 오빠 뚜이인데,

뚜이는 이제 이모네 집에서 시골집으로 옮겨가며 야생냥이로 잘 사는 중이다.



집에서는 겁이 많아 남이 오면 늘 도망가기 바쁘던 그 고양이가

바깥에서 새나 쥐를 잡아와서 할머니 앞에 놓고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양이는 역시 야생동물일까... 우리도 바깥에 두고 키워야 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종종 아빠가 농담으로 바깥으로 방생해서 외출냥이로 키우자고 했는데

시골집 같은 마을이 아닌 아파트 단지에서 그게 가능하겠냐구요.

아무튼 그렇게 라따와 뚜이의 운명은 분가를 하면서 달라지게 되었다.

뚜이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비만냥이가 되긴 했지만.





KakaoTalk_20250605_173340287_01.jpg?type=w1




귀여운 우리 라따와의 에피소드와 이야기를 종종 함께 올려볼 생각이다.

라따와의 추억을 상기시켜보고 또 공유하며 채워질 이야기들.

과거를 되짚어보는 만큼 현재에도 충실해야겠지.

오늘은 또 무슨 맛있는 음식을 주고 어떻게 놀아줄까 고민해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8일차. 아직 잘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