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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줄은 죽는 줄이야. 이제 모두 끝이야. "
내 앞에 있는 여자아이가 내게 말한다. 여자아이는 먼지를 뒤집어쓴 듯 얼굴이 완전히 잿빛이다.
(중간 생략)
어떠한 순간도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신경 쓸 이유가 뭐란 말인가?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리고 만약에 이 순간이, 바로 이 순간이 지구 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 마지막 순간을 체념과 패배에 낭비해야만 할까? 이미 죽은 사람처럼 마지막 순간을 보내야 할까.
"이 줄이 무슨 줄인지는 절대 알 수 없어."
내가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말한다. 미지의 상황이 우리의 내면을 공포로 파괴하는 대신 우리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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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가? 내가 사라지고 난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나는 이미 비밀과 부정과 수치심을 포기하기로 선택했다. 하지만 나는 진정으로 과거와 화해했는가? 내가 고통을 영구화하지 않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무언가가 더 있지는 않은가?
-page 362
자신이 스스로 책임지고 희생자 의식을 없애는 일보다 자신의 고통에 대해 다른 사람이나 다른 어떤 것에 책임을 지우는 일이 더 쉽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내게 이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벨러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 때문에 나의 일과 성장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할 때마다, 나의 불행에 대해 그를 책망하는 일이 나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일보다 더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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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나를 믿어도 좋다고 눈빛으로 말하려 애쓴다. 또한 그에게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인, 사랑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나는 이 순간보다 더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 그는 어떻게 마리안느를 위해 이 상황을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지 본능적으로 알고서 이 음산하고 무서운 장소를 해롭지 않은 어떤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 글은 독서모임 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의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해석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