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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여우 May 30. 2021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를 읽고

홀로코스트 생존자, 마음 감옥, 희생자, 트라우마, 선택, 자유, 사랑, 용서, 희망, 내면의 힘...


예상로 이 책이 들려주는 삶의 단어들은 무엇하나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올해 93세인 에디트 에바 에거 박사의 수용소, 탈출, 자유, 치유 단계를 관통한 삶의 무게들이, 전쟁 겪어본 적 없고, 아직 그녀의 나이 절반쯤 밖에 살지 않은 내가 감히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친다.


박사는 심리치료를 하며 마주한 인연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쉽게 마음 감옥을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심리치료를 하며 마주한 그들의 삶들이 에디트 에바 에거 박사 자신의 마음 감옥을 열고 나오는 치유의 여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도 이야기한다.


"자신 만의 삶"의 치유가 아니라 세대를 초월하여 "연결된 삶"에 대한 책임과 소명으로 그녀는 이 삶을 걸어온 것 같다.


삶을 무너뜨리는 극한 전쟁같은 사건이 아니더라도, 작은 공동체인 가족관계가 구성원 한 사람의 삶을 평생 마음 감옥에 가둘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 마음속의 크고 작은 마음의 감옥들을 발견하게 하고,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두려움과 수치심의 감정들 바라보고 그것에 머물면서 오롯이 겪는 것은 오히려 고통을 떠나보내고 놓아버리는 경험이 될 것이며, 그 과거의 고통 없어지진 않을지라도,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길도 있음을 알려준다.


-page 96,97

"이 줄은 죽는 줄이야. 이제 모두 끝이야. "

내 앞에 있는 여자아이가 내게 말한다. 여자아이는 먼지를 뒤집어쓴 듯 얼굴이 완전히 잿빛이다.

(중간 생략)

어떠한 순간도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신경 쓸 이유가 뭐란 말인가?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리고 만약에 이 순간이, 바로 이 순간이 지구 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 마지막 순간을 체념과 패배에 낭비해야만 할까? 이미 죽은 사람처럼 마지막 순간을 보내야 할까.

"이 줄이 무슨 줄인지는 절대 알 수 없어."

내가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말한다. 미지의 상황이 우리의 내면을 공포로 파괴하는 대신 우리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나의 내면에 물어보고, 내 삶 채워 갈 귀한 질문들을 옮겨 적어본다.

나의 부모님과 전세대들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내게 준 유산들을 생각하며, 나는 이제 의식적으로 아들과 다음 세대들에게 남기게 될 유산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page 364
나는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가? 내가 사라지고 난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나는 이미 비밀과 부정과 수치심을 포기하기로 선택했다. 하지만 나는 진정으로 과거와 화해했는가? 내가 고통을 영구화하지 않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무언가가 더 있지는 않은가?


그녀는 철저하게 희생되었지만, 희생자로 살지 않기로 선택한다.

우리의 삶에서 과거의 틀에 갇혀 무의식적인 선택하며 망치는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page 362
자신이 스스로 책임지고 희생자 의식을 없애는 일보다 자신의 고통에 대해 다른 사람이나 다른 어떤 것에 책임을 지우는 일이 더 쉽다.

우리의 결혼생활이 내게 이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벨러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 때문에 나의 일과 성장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할 때마다, 나의 불행에 대해 그를 책망하는 일이 나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일보다 더 쉬웠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과거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삶은 계속되고, 자유는 현재를 사는 것이며, 현재의 선택과 삶의 흐름에 나를 내맡기고 변화의 기회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나는 앞으로 마주할 힘든 삶의 순간에도 나의 내면의 힘을 발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에게서 확인한다. 불확실성으로 가려진 두려움의 순간에 더더욱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전달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page 217
나는 그에게 나를 믿어도 좋다고 눈빛으로 말하려 애쓴다. 또한 그에게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인, 사랑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나는 이 순간보다 더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 그는 어떻게 마리안느를 위해 이 상황을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지 본능적으로 알고서 이 음산하고 무서운 장소를 해롭지 않은 어떤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외부의 상황이 어떠하든 우리는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어둠 대신 빛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도 어디에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는 삶을 살기로 선택하고 한 발자국만 걸으면 된다.


이 글은 독서모임 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의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해석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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