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를 이탈 하였습니다
"저는(조금은 의식적으로) 학습 경로를 피하는 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낯설게 보려면 관점을 바꿔야 하고, 관점을 바꾸려면 바라보는 위치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단순한 접근에서였죠. 그리고 이 학습 경로란 것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공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우리 머릿속에도 늘 익숙하게 짜여진 루트가 있고, 그 길을 따라 쉽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하는게 본능이니까요"
-page 222.
|취향,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래서 언젠가부터 별로 흥미가 없는 것들도 한 번쯤은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합니다. 싫어하는 것, 자신 없는 것이라고 기피하면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낮아지고, 그것이 꼭 필요한 때에도 고려 대상에서 은근슬쩍 제외하게 되거든요. 결국 야구 방망이를 써야 할 때 탁구채를 드는 해피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책이든 음악이든 물건이든 음식이든 간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꼭 한번 가까이 가보기를 권합니다.
나름 이 업계에서 연차가 쌓이다 보니 '다름을 위한 다름' 만큼 촌스러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page 238
| 루틴은 죄가 없다
"화려하진 않아도 제법 맛있는 카레를 만들고 싶다. 오늘은 어제보다 괜찮은 카레를 만들려고 애쓰고, 매일 눈물을 흘리며 양파를 썰고 볶는 삶이다. 무지개 색처럼 다채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기분을 마주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만난, 또 앞으로 만날 카레 가게에서 느낄 따듯한 공기를 소중히 기억했다가 카레 레인보우를 찾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공기를 내어주는 일을 하면 기쁠 것 같다."
- <오늘의 기분은 카레>, 노래, 위즈덤하우스, 'p. 112
-page 278
|직업으로서의 기획자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해체해서 바라본 적이 있었을까, 누군가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한다면 그 본질과 속성을 이처럼 세밀하고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을까 하는 자기 반성을 하도록 만들거든요. 그렇게 들여다본 '나의 일'은 어떤 모습인지, 기획이라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사는 건 또 어떤 의미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page 282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버티는 건 쉽지 않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현대문학 p.16
저는 기획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게중심'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일을 풀어가는 사람인지에 대한 스타일 정도는 정립되어 있어야 하는 거죠.
...(중간생략)
대체 불가능까지는 아니어도 나에게 맞는 일을 끌어오는 자성정도는 띄고 있는 게 유리한 거죠. 나의 가치관으로, 나의 스타일로, 나의 결과물로 조금씩 존재감의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 주변에서 먼저 인정하고 알아보는 법이거든요.
이 글은 독서모임 성장판 활동으로 위즈덤하우스의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해석을 기록한 글입니다.